올해 2월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침입사건을 주도했던 반(反) 북한단체 ‘자유조선’(옛 천리마민방위)이 “큰일들을 준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유조선은 지난달 31일 오후 웹사이트에 ‘우리의 존재’라는 글을 게재해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 해체와 탈북민 북송 반대, 개혁ㆍ개방 등 요구사항을 제시하며 이같이 밝혔다. 자유조선은 “자유의 명령을 거부할수록 김정은 정권은 수치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며 “그때까지(‘큰 일’이 있을 때까지) 폭풍전야의 침묵을 지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2월 22일 주스페인 북한 대사관을 습격한 것은 북한 인권을 위한 행동이었다고 합리화하는 동시에, 북한 세습통치의 정당성을 훼손할 만한 또다른 계획을 준비하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자유조선은 자신들의 정체를 둘러싼 언론 보도를 의식한 듯 “탈북민 그 어느 누구와도 연계를 갖거나 전화통화를 한 적이 없다”며 “우리는 보이지 않고 숨소리도 들을 수 없으며, 우리의 존재는 오직 김씨 일가 독재를 겨눈 전선에서 드러난다”고 주장했다. 대사관 침입 후 자신들이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접촉했다고 밝혔던 26일 메시지와 관련한 추가 언급은 없었다.
자유조선이 대사관에서 탈취한 정보를 FBI에 이미 넘겼다는 언론보도도 나왔다. 미 NBC방송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FBI가 (대사관에 있던) 정보를 입수한 게 맞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보안에 집착하는 북한 정권의 특성을 고려할 때, 북한대사관 한 곳에서 확보된 정보는 매우 중요한 것일 수 있다”며 “북한이 비 전자적인 구식 소통방식을 주로 사용하고 있어 대사관에서 탈취된 종이서류 내 정보는 특히 가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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