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4월 역시 가요계가 바쁘다. 가요계 컴백 대전은 왜 매년 4월을 피해가지 않을까.
4월의 첫 날부터 엑소 첸, 아이즈원이 컴백한다. 이번 주에는 황민현, 볼빨간사춘기, 블랙핑크, 다음 주에는 방탄소년단이 컴백일을 확정 지은 상황이다. 4월 말 트와이스, 정승환의 컴백 또한 예정돼 있다. 음원, 음반, 음악 방송, 해외 등 각종 차트에서 1번 이상의 1위를 기록한 '대형 가수'들의 컴백 소식에 가요계는 벌써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대상 가수만 세 팀이다. 방탄소년단, 트와이스, 엑소 첸은 올해의 첫 앨범을 준비하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지난해 음원 연간 차트에서도 가뿐하게 안착한 블랙핑크, 볼빨간사춘기, 정승환, Mnet '프로듀스 101' 시리즈로 탄탄한 팬덤과 화제성을 더한 황민현, 아이즈원의 파워도 인상적이다. 이들 외에도 신인 가수들의 컴백까지 예고돼 매일이 '꽉 찬 집'이다.
매일 신곡이 쏟아지는 요즘 가요계에서 성수기와 비수기의 구분은 컴백 가수들의 영향력에 있다. 방탄소년단, 트와이스, 엑소 첸, 블랙핑크 등 최근의 K-POP을 상징하는 팀들이 새 앨범을 선보인다는 점에서 올해 4월은 특히 더 극성수기로 볼 수 있다. 3월 가요계에서 에픽하이, 백예린, 장범준, 태연 등 솔로 보컬리스트들이 강세를 보였다면, 이번 달의 관전 포인트는 아이돌 스타들의 대전이다. 팬덤은 물론 대중성까지 갖춘 팀들이 각자의 무기를 장착했고, 이런 준비 태세에서부터 리스너들은 어느 때보다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보내고 있다.
사실 4월의 컴백은 이유가 분명하다. 연말연시에는 시상식이 이어지는 만큼 컴백 준비 시간이 부족하다. 연휴가 많은 5월 가정의 달, 9월 추석 명절에는 주목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여름과 겨울에는 시즌송처럼 계절을 타는 곡이 사랑 받는 편이다. 그래서 어떤 콘셉트를 내놓기에도 가장 좋은 컴백 시기는 봄, 특히 각종 축제가 펼쳐지는 4월이 된다.
올해는 이유가 하나 더 있다. 지난달 승리, 정준영, 최종훈 등을 중심으로 한 '버닝썬 게이트'가 가요계를 휩쓸었기 때문이다. 한 가요 관계자는 "업계의 온 시선이 승리와 정준영에게 집중돼 있지 않았나. 한창 논란이 심화되던 시기에 컴백한 가수들은 기대 만큼의 관심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안다. '버닝썬 게이트'와 관련이 없는 회사나 가수들도 이 논란 때문에 피해를 봤다"며 "아직 '버닝썬 게이트'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이긴 하지만, 3월보다는 임팩트를 남기기에 용이하다는 판단 하에 4월 컴백을 준비한 팀들도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실제로 4월께 컴백을 준비하는 한 가수의 소속사 관계자는 "다양한 루트를 통해 '버닝썬 게이트'의 진행 상황을 물어보고 있다. 하나의 앨범을 준비하기까지 가수와 스태프들은 모든 신경을 집중한다. 가수의 역량이 아닌 외부 상황으로 인한 관심의 이탈은 안타깝다. 컴백 전후 일주일 간, 어렵다면 컴백 당일에라도 논란을 피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농담을 섞어 일명 '명예로운 죽음'을 언급하면서 "어느 정도 연차가 생긴 가수들의 경우, 성적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요즘처럼 차트가 어려울 때는 그냥 조용히 묻히는 것보다 '방탄소년단, 트와이스에게 밀렸다'는 평가를 듣는 게 낫다. 음악 방송에서 대형 가수들 사이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찍는 것도 중요하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4월 컴백 대전은 첫날부터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다. 과연 4월의 승자가 누구일지, 어떤 다크호스가 등장할지, 기존 강자들의 성적은 어떨지, 다양한 상황에 관심이 쏠린다.
이호연 기자 ho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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