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북 단체인 자유조선의 엠블럼. 자유조선 홈페이지 캡처

반북단체 '자유조선'(옛 천리마민방위)가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을 침입한 사건과 관련 그들이 미 연방수사국(FBI)과 대사관에서 탈취한 정보를 공유했다는 의혹은 사실이라고 미 NBC방송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사건에 정통한 미 사법기관 소식통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해 줬다며 NBC는 이같이 전했다. 또 보안에 철저한 북한 정권의 특성상 FBI가 넘겨 받은 정보가 매우 중요한 가치가 있을 수도 있다는 전직 미 정보 당국자의 말도 전했다. 북한이 비전자적이고 구식 통신 방법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대사관에서 빼내온 서류에 가치가 있는 정보가 담겨져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NBC는 또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블로그에 올린 글을 인용해 "침입자들이 대사관과 평양 간의 비밀통신을 해제할 수 있는 암호 해독 컴퓨터를 압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내에 위치한 외국 대사관으로부터 입수된 정보라는 점에서 FBI가 미묘한 위치에 놓이게 될 지도 모른다"며 "그렇다고 이 자료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률은 없다는 게 법률 전문가들의 말"이라고 전했다.

이번 사건에 대한 FBI의 연루 의혹에 대해 FBI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미 국무부는 "미국은 이번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부인한 상태다.

한편 북한은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인 지난달 31일 만에 "(자유조선의 행동은) 엄중한 테러 행위"라며 "FBI와 반공화국 단체 나부랭이들이 관여되어 있다는 등 각종 설이 나돌고 있는 데 대해 우리는 주시하고 있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다만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이라는 비교적 낮은 수위의 형식을 택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분위기를 당장 깨지 않겠다는 의중도 드러낸 것으로 분석된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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