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중 테러 행위, 국제법 유린”… 자유조선 “FBI와 정보 공유” 美는 부인
반북(反北) 단체인 ‘자유조선’(옛 천리마민방위)의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 침입 사건에 대해, 북한이 미국과의 관련성 등 수사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며 첫 공식 반응을 내놨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31일 해당 사건과 관련한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지난달 22일 발생한 대사관 침입 사건을 ‘엄중한 테러행위’라고 규정하고, “외교대표부에 대한 불법침입과 점거, 강탈행위는 국가주권에 대한 엄중한 침해이고 난폭한 국제법 유린이라고 답변했다”고 통신이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대변인은 특히 “이번 테러 사건에 미 연방수사국(FBI)과 반공화국 단체 나부랭이들이 관여되어 있다는 등 각종 설이 나돌고 있는 데 대하여 우리는 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건이 발생한 지난달 22일 이후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다만, 이번 사건의 배후로 자유조선과 FBI, 미 중앙정보국(CIA) 등 미 정부기관이 언급되고 있지만, 북한은 ‘각종 설(說)’이라고 표현해 단정적으로 미국을 지목하진 않았다. 대변인은 “우리는 사건발생지인 에스파냐(스페인)의 해당 당국이 사건 수사를 끝까지 책임적으로 진행하여 테러분자들과 그 배후 조종자들을 국제법에 부합되게 공정하게 처리하기 바라며 그 결과를 인내성 있게 기다릴 것”이라고 했다. 수사 결과에 따라 북미관계가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2017년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된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과 가족을 보호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천리마민방위’의 후신인 자유조선은 28일 자신들의 홈페이지에 ‘마드리드에 관한 사실들’(Facts about Madrid)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번 일은) 습격(attack)이 아니었다. 마드리드 (북한) 대사관 내의 긴급한 상황에 대응(responded)했던 것뿐”이라며 대사관 침입을 시인했다. 이어 “FBI와 상호 비밀유지에 합의하고 막대한 잠재적 가치가 있는 특정 정보(certain information)를 공유했다. 해당 정보는 자발적으로, 그리고 그들의 요청에 따라 공유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FBI는 “수사의 존재 여부를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것이 우리의 일반적인 관행”이라며 공식 언급을 피했고, 로버트 팔라디노 미 국무부 부대변인도 정례브리핑에서 “미 정부는 이 사건과 무관하다”며 의혹을 일축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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