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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 사라진 양대 항공사… 조원태ㆍ박세창, 동갑내기 3세 ‘경영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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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 사라진 양대 항공사… 조원태ㆍ박세창, 동갑내기 3세 ‘경영 경쟁’

입력
2019.03.31 19:00
수정
2019.03.31 23:46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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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ㆍ아시아나IDT 사장 준비 안된 상황서 중책

경험 적어 전면 나서기보단 회장 측근들이 보좌할 듯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그림 2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그림 2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대한항공 경영권 박탈, 유동성 위기로 인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전격 사퇴 등으로 국내 양대 항공사는 갑작스런 경영상의 변화를 맞게 됐다. 다른 대기업들이 장기적인 준비를 통해 경영 승계 작업을 벌여온 것과 달리 이들 기업은 준비 없이 ‘3세 경영체제’를 맞게 된 것이다.

이들 기업의 3세 경영인은 1975년생 동갑내기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과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이다. 그러나 이들이 당장 경영 전면에 나서기보다는 기존 조 회장과 박 회장의 핵심 측근들이 그룹 경영 안정화 작업에 집중할 거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3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조양호 회장이 지난 27일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함에 따라 대한항공은 조원태 사장과 우기홍 부사장 2인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된다. 조 사장은 대한항공 사장직에 취임(2017년 1월)한 지 불과 3년 밖에 되지 않았고, 그간 조 회장이 대한항공의 장기비전과 경영 전략을 주도하는데 보좌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때문에 조 회장의 경영권 박탈 이후에도 당분간 그의 핵심 측근들이 조 사장을 보좌하는 형태를 갖출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한항공 경영전략본부장을 맡고 있는 우 부사장과 정비본부장인 이수근 부사장은 대한항공에서만 30년 넘게 일한 전문가들이다. 또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에는 조 회장의 최측근인 석태수 사장이 버티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조 사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임기는 2021년 3월까지 보장돼 있어 향후 2년 동안 경영능력을 입증해야 3세 경영체제 전환으로의 혼란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조 회장을 비롯한 핵심 측근들의 전폭적인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에서는 박삼구 회장이 후임으로 외부 인사를 영입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아들 박세창 사장은 그룹 지주회사인 금호고속 지분 21%를 갖고 있지만 그룹 핵심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 대신 아시아나IDT를 경영해왔다. 때문에 항공 업종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다는 것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때문에 아시아나항공이 직면한 가장 큰 위기인 유동성 문제를 헤쳐나가기 위해선 당분간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 중심으로 경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1988년 아시아나항공에 입사한 한 사장은 그룹 내 재무 전문가로 꼽히는 인물이다.

다만 그룹 경영이 안정화되면 박 사장의 3세 경영체제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실제 박 회장 사퇴 이후 이원태 부회장을 중심으로 꾸려진 비상경영위원회에서 박 사장은 일정 부분의 역할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박 사장이 비상경영위원회에 영향력을 행사하며 점차 그룹 내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며 “결국 박 사장으로 경영권 승계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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