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를 거래소에 상장한다며 수백억원을 끌어 모은 투자업체 블럭셀 대표가 구속됐다. 비상장코인인 월드뱅크코인을 국내외 주요 암호 화폐거래소에 상장하겠다면서 수천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대표가 구속된 코인업의 수법과 유사하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가상화폐 상장 수익을 내세워 180여 명에게 약 200억원을 가로챈 블럭셀 대표 A(62)씨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구속해 기소의견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고 3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가상화폐를 거래소에 상장하고 의료기기를 해외에서 들여와 판매, 6주 후 원금의 140%에 해당하는 수익을 돌려주겠다고 속여 투자자를 모았다. 일부 투자자들은 수익을 돌려받기도 했지만 다른 피해자의 투자금을 이용한 이른바 ‘돌려막기’였고, 그나마 재투자를 권유 받아 수익을 다시 블럭셀에 맡긴 것으로 조사됐다. 투자자를 모집해오면 원금에 30%를 얹어주겠다는 꾐에 속아 피해자들은 서로 물고 물리며 새로운 피해자를 데려왔다.
하지만 블럭셀이 내세운 가상화폐는 어떤 거래소에도 상장되지 않았다. 경찰은 투자자들이 투자액 대부분을 돌려받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가상화폐 상장을 앞두고 있다며 고수익을 보장하는 듯 투자자들을 속인 점이나 피해자들이 다른 피해자를 모집하도록 한 다단계 수법이 코인업과 판박이다. 경찰은 지난해 8월부터 두 달 동안 코인업에서 일한 A씨가 비슷한 방법으로 블럭셀을 운영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A씨 이외 블럭셀 직원들의 범행 가담 정도를 조사하는 한편, 회수되지 않은 투자금을 추적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상장을 앞둔 가상화폐로 피해자를 속이는 범행이 많아지고 있다”며 “단기간에 고수익을 보장하겠다는 투자 업체가 있으면 일단 의심을 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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