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신문 “절반 5만톤 지원 동의”
이달 중 북러 정상회담 개최설 솔솔
북한이 러시아에 밀가루 10만톤 지원을 요청했다고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이 31일 보도했다.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집사격인 김창선 국무위 부장의 러시아 방문과 이에 따른 북러 정상회담 임박설이 나오는 상황에서 양국 간 밀착이 강화하는 모습이다.
아사히신문은 이날 탈북자를 포함한 복수의 남북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올 초 러시아에 밀가루 10만톤의 무상지원을 요청했으며 러시아는 5만톤을 지원하는 데 동의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은 지난달 콘스탄틴 코사체프 러시아 상원 국제문제위원장이 김형준 주러시아 북한대사를 만난 뒤 5만톤 규모의 밀 원조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북한 주재 러시아대사관은 지난 4일 인도적 지원 차원에서 북한에 밀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북한에 전달된 밀의 양은 약 4,000톤으로 추정되며, 어린이와 임산부를 위한 과자나 영양식품 제조에 사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러시아에 식량 지원을 요청한 것은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지난달 상순 북한에서 쌀 1㎏의 시장가격은 5,250원으로 지난해 1월(4,200원)보다 1.3배 올랐다. 같은 기간 밀가루와 옥수수 가격도 각각 1.5배, 1.4배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폭염과 홍수로 작황이 좋지 않았던데다 대북제재 지속에 따른 불안으로 주민들의 사재기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아사히신문은 분석했다.
북러 정상회담 4월 개최설이 나오는 가운데 러시아의 대북 식량 무상지원을 두고 비핵화 문제 해결 과정에 있어 조심스럽게 ‘러시아 역할론’을 점치는 시각도 있다. 북미 간 교착국면에서 북한이 소규모라도 경제살리기 행보를 위해 러시아와 밀착할 가능성이 있고, 러시아 역시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 확보 차원에서 이에 적극 호응하면서 북미 간 접촉의 촉매제를 자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