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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브리티시 럭셔리의 감성을 담은 존재, 재규어 XF 2.0d AW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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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브리티시 럭셔리의 감성을 담은 존재, 재규어 XF 2.0d AWD

입력
2019.03.30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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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티시 럭셔리, 재규어 XF를 만났다.
브리티시 럭셔리, 재규어 XF를 만났다.

최근 재규어 브랜드의 인식이나 평판이 좋지 않다.

실제 시장의 반응은 상당히 차갑다. 대중들에게 재규어라는 브랜드는 말 그대로 잔고장과 아쉬움이 남는 서비스 퀄리티, 그리고 더욱 부족한 서비스 네트워크 등은 말 그대로 ‘질책’의 대상이다. 하지만 제품에 집중하면 어떨까? 세련된 디자인과 우아한 존재감, 그리고 브리티시 럭셔리의 감성을 품고 있는 재규어 XF를 다시 만났다.

과연 재규어 XF는 2019년 현재,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전할 수 있을까?

재규어 XF는 실루엣부터가 매력적이고 또 세련된 감성이 돋보인다.

4,954mm에 이르는 긴 전장을 시작해 1,880mm와 1,457mm의 넓고, 낮은 전폭과 전고를 통해 매력적이고 세련된 감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대담하기 보다는 유려함이 강조된 모습이다. 여기에 2,960mm에 이르는 긴 휠베이스를 통해 실내 공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참고로 재규어는 알루미늄을 기반으로 한 인텐시브 모노크크 플랫폼과 리벳 본딩 기술을 통해 차체의 무게 및 강성을 강화해 시장에서의 ‘기술적인 우위’를 점하며 탁월한 경쟁력을 연출한다.

유려한 브리티시 럭셔시의 존재

재규어 XF의 외형을 본다면 차량이 상당히 크다는 것을 느끼게 되고 또 디자인에 있어서 여느 경쟁 모델보다도 더욱 유려하고 우아한 감성이라는 것, 그리고 ‘현대적 재규어의 감성’이 강렬히 느껴진다는 것이다.

체격이 커지는 것이야 시장에서의 우위를 점하기 위한 브랜드들의 노력의 결과일 것이다. 그리고 유려하고 우아한 감성은 바로 바로 이안 칼럼이 재규어의 디자인을 지휘한 이후에 지속적으로 드러나고 쌓여온 경험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재규어 고유의 감성이 드러나는 프론트 그릴과 차체를 더욱 크게 드러내는 J 블레이드를 품은 헤드라이트를 적용해 체격을 더욱 크게, 그리고 재규어 브랜드 고유의 ‘패밀리 룩’을 화려하게 드러낸다. 여기에 독특한 디테일을 더한 전면 바디킷을 더해 세련되면서도 독특한 감성으로 이목을 집중시킨다.

측면은 유려한 라인으로 완성된다. 유려히 그려진 보닛 라인에서 시작되어 A 필러와 루프를 거쳐C 필러까지 무척이나 매력적이고 고급스러운 존재감을 드러낸다.

과도하지 않은 측면의 디테일은 낮은 전고와 롱 노즈-숏 데크의 비례를 통해 우아함과 스포티한 감성을 동시에 느낄 수 있어 그 만족감은 더욱 높다. 그리고 측면 끝 부분에 ‘살짝’ 드러나는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또한 매력적이다.

후면은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를 잇는 듯한 가니시를 더해 차체의 안정감을 강조했고, 트렁크 리드는 리어 스포일러를 대체하려는 듯 끌을 끌어 올렸다. 다만 양끝으로 갈수록 눈꼬리를 내린 듯한 이미지의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는 재규어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나 통일성은 효과적으로 느껴지는 편이지만 타 경쟁 차량과의 비교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지는 못하는 것 같아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호화스러운 요트에 오르다

재규어 XF의 가장 큰 매력은 아마도 실내 공간에 있는 것이다. 고급스러운 요트를 떠올리게 만드는 재규어 고유의 ‘랩 어라운드’ 디자인은 실내 공간의 만족감을 대대적으로 끌어 올리는 대담한 선택이자, 다른 경쟁자 사이에서의 자신의 존재감과 정체성을 드러내는 회심의 ‘필살기’와 같은 것이다.

한쪽 도어에서 시작되어 대시보드 앞부분, 그리고 반대의 도어까지 길게 이어지는 랩어라운드의 구조는 탑승자에게 더욱 안정된 감성과 고급스러운, 그리고 우아한 존재감을 화려하게 드러낸다. 여기에 디테일에 힘을 준 대시보드와 이목을 집중시키는 오렌지 톤 컬러의 가죽을 고급스럽게 다듬어 그 완성도를 더욱 끌어 올렸다.

디스플레이 패널을 통해 다양한 테마를 확보한 계기판과 더해 주행 시에는 주행 및 차량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전달한다. 여기에 센터페시아 중앙의 와이드 디스플레이 패널을 적용해 내비게이션을 비롯해 다양한 기능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시인성 등에서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겠지만 각종 요소들의 하드웨어적인 만족감은 물론 한글화에 대한 배려, 그리고 메르디안 사운드 시스템의 만족감 또한 ‘갖출 것’을 모두 충분히 갖춘 모습이다.

도어를 열고 시트에 앉아 실내 구성을 살펴보면 재규어가 왜 스스로가 ‘스포츠카 브랜드’라 자처하고 있는지, 그리고 이러한 감성을 어떻게 드러내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먼저 1열 시트의 경우에는 낮은 시트 포지션을 기반으로 고급스러우면서도 ‘스포츠 시트’의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낸다. 공간은 물론 드라이빙 포지션의 만족감을 한층 끌어 올린다.

이어서 2열 공간을 보면 스포츠카와 함께 공존하고 있는, 패밀리 세단의 감성을 파악할 수 있다.

넉넉한 체격과 이에 걸맞은 긴 휠베이스 덕에 2열에서도 체격 좋은 탑승자가 여유를 느낄 수 있다. 시트 포지션이 낮은 편이라 처음에는 다소 답답할 수 있지만, 전체적인 디테일이나 쿠션감이 우수해 장시간 주행에서도 피로가 크지 않다

트렁크의 적재 용량은 505L로 경쟁 모델들과 비교 했을 때 큰 차이가 없다. 차체가 낮아서 트렁크게 짐을 적재하고 내릴 수 있을 듯 하다. 그러나 막상 트렁크 게이트의 형상이나 입구의 크기가 작은 점이 아쉽게 느껴진다. 2열 시트는 40:20:40의 비율로 폴딩 기능을 제공하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완성도 높은 인제니움 디젤 엔진의 XF

재규어 XF의 매력 중 하나는 2019년 현재의 시선으로 보더라도 완성도 및 주행 시의 만족감이 상당히 높은 인제니움 디젤 엔진을 중심으로 파워트레인을 구성했다는 것이다.

실제 재규어 XF의 긴 보닛 아래에는 최고 출력 180마력과 43.9kg.m의 토크를 내는 2.0L 인제니움 디젤 엔진이 자리한다. 그리고 이 엔진은 스포츠 세단의 다단화 변속기의 대표주자라 할 수 있는 ZF사의 8단 자동 변속기, 그리고 AWD 시스템을 통해 네 바퀴로 출력을 전한다.

이를 통해 재규어 XF 포트폴리오 2.0d는 복합 기준 12.4km/L의 공인 연비를 확보했고, 도심과 고속 연비는 각각 11.0km/L와 14.7km/L으로 전체적인 출력과 AWD 기반의 안정적인 드라이빙 퍼포먼스, 그리고 효율성의 공존을 이뤄냈다.

우아하고, 그리고 빠르게 달리는 재규어 XF

솔직히 말해 아무리 출력을 끌어 올린다 하더라도 2.0L 디젤 엔진을 품은 세단이 낼 수 있는 성능은 한계가 있는 법이고, 실제 그들은 결국 2.0L 가솔린 터보 혹은 V6 사양의 차량들에게 손쉽게 추월 당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솔직한 현실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2.0L 디젤 엔진을 기반으로 한 세단들은 지속적으로 달리기 성능에 대한 경쟁에서 이탈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재규어 XF는 충분히 매력적이고 우수한 주행 성능을 드러낸다. 게다가 이러한 주행에 있어서 재규어 디자인에서 은은하게 느껴지는 ‘우아함’을 잊지 않으려는 노력이 지속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낮고, 안정적인 드라이빙 포지션은 자칫 주행 시야가 좁아질 수 있지만 고급스러우면서도 스포티한 감성을 연출하기에 부족함이 없고, 엔진 스타트 버튼에 의해 깨어난 디젤 엔진은 디젤 고유의 투박함을 완전히 지우지는 못했지만 충분히 정숙하게 다듬어져 프리미엄 세단의 감성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으면 제법 두툼한 토크가 느껴지고, 재규어 XF는 견실하게 속도를 끌어 올린다.

동 배기량의 디젤 엔진들과 비교했을 때 토크가 높은 편이라 가속력 부분에서 부족함을 느낄 일은 없다. 게다가 RPM이 상승할 때 실내로 유입되는 ‘소리’ 또한 여느 디젤 세단들과 비교하더라도 충분히 고급스럽고 또 감성적인 만족감이 높았다.

물론 차량의 체격도 크고 또 무게도 많이 나가는 만큼 더욱 강력한 출력을 바라게 되는 건 사실이지만 일상 속에서 다루고, 또 때때로 가속을 즐기기엔 이미 차고 넘치는 출력이니 이 이상의 출력을 지향하는 건 ‘일반적인 선택’은 아니라 생각되었다.

8단 자동 변속기에도 만족하게 된다. 듀얼 클러치 변속기만큼이나 날카롭고 빠른 반응이 느껴지는 건 아니다. 그러나 기본적인 제 몫을 다하고 또 변속 상황에서의 부드러움과 기민함을 갖추고 있는 만큼 일상은 물론이고 상황에 따라 스포티한 드라이빙에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모습을 드러낸다.

차량의 움직임은 기본적으로 나긋한 편이지만 조금 더 고급스럽고 세련된 느낌이다. 실제 주행을 해보면 동급 모델 중에서도 뛰어난 승차감과 정숙성을 과시하며 그 만족감을 선사한다. 이와 함께 전륜 서스펜션이 더블 위시본 타입의 서스펜션을 채택한 만큼 주행 중 노면의 상태가 급변할 때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해 그 만족감을 높인다.

재미있는 점은 ‘운전자가 의도를 갖고 조향을 할 때’ 드러나게 된다. 향에 대한 피드백과 전륜의 움직임 그리고 이에 따른 후륜의 추종성까지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다. 실제 연이은 코너가 이어지는 도로 상황에서 XF는 운전자의 조향을 곧바로 반응하며 굽이치는 도로를 ‘나만의 트랙’으로 즉각적으로 변화시키는 모습이다.

특히 다이내믹 모드의 만족감은 더욱 높아진다.

다이내믹 모드를 택하면 하체는 한층 견고해지고 반응 또한 즉각적으로 변화한다. 재미있는 건 그렇게 견고해지는 상황에서도 어느 정도의 노면 변화 등에는 부드럽게 대응하면서 기본적인 승차감을 꾸준히 이어가 부드러운 감성과 함께 스포티한 감성을 모두 효과적으로 드러내 재규어의 ‘브리티시 럭셔리’와 ‘브리티시 스포티’를 단 번에 느끼게 한다.

이와 함께 우수한 효율성을 빼놓을 수 없다. 인제니움 디젤 엔진은 우수한 정숙성과 매력적인 드라이빙의 질감은 물론이고 효율성까지 빠지지 않는 모습이다.

실제 시승 중 자유로를 주행하며 그 효율성을 확인해보았는데 51.4km의 거리를 평균 87km/h의 속도로 달려 5.4L/100km, 즉 리터 당 18.5km라는 ‘준수한’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AWD 차량이라는 걸 감안한다면 충분히 매력저긴 결과였다.

좋은점: 재규어의 우아함과 세련된 디자인, 그리고 고급스러운 공간에서 즐기는 드라이빙의 매력

아쉬운점: 하락 중인 시장에서의 이미지, 그리고 여전히 난감한 A/S

프리미엄 세단의 가치를 드러내는 XF

재규어 XF는 이기적인 존재다. 프리미엄의 감성과 재규어 고유의 존재감, 그리고 드라이빙의 경쟁력까지 하나로 아우르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BMW 5 시리즈와 메르세데스-벤츠 E 클래스 등에 눌려 있는 형세고, 또 차량 외적인 부분에서의 질타를 받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차량이 갖고 있는 매력 자체는 확실히 뛰어난, 또 다른 프리미엄 세단으로서의 가치를 확실히 드러내는 존재임에는 분명하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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