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기 논란’에 물러난 김의겸 靑대변인]‘최순실 게이트’ 특종기자 출신→ 文정부 대변인 발탁→14개월 만에 결국 불명예 하차
김종석 의원 “부인이 작년 10억원 대출받은 은행 지점장은 김의 고교 후배” 주장
재개발 지역 부동산 투기 논란에 휩싸인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29일 논란이 불거진 지 하루 만에 물러났다. 기자출신에 ‘최순실 게이트’ 특종보도로 유명한 그는 작년 2월 2일 문재인 정부 두번째 청와대 대변인으로 발탁된 뒤 14개월 만에 부동산 투기의혹으로 불명예 하차하게 됐다.
김 대변인은 이날 “싸우면서 정이 든 걸까요. 막상 떠나려고 하니 청와대 출입기자들의 얼굴이 맨 먼저 떠오른다”는 구절로 시작하는 문자메시지를 기자들에게 보냈다. 메시지를 통해 그는 ‘투기 의혹’에 대해 끝까지 해명하는 모습이었다. 김 대변인은 “아내가 저와 상의하지 않고 내린 결정”이라며 “제가 알았을 때는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지경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또 한 제 탓”이라며 “내 집 마련에 대한 남편의 무능과 게으름, 그리고 집 살 절호의 기회에 매번 반복되는 ‘결정장애’에 아내가 질려있었던 거다. 궁금한 점이 조금은 풀렸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그러나 국회 정무위 소속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김 대변인의 배우자는 지난해 8월 한 시중은행 성산지점에서 10억원을 대출받았고, 이 은행 지점장은 김 대변인의 군산제일고 1년 후배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의원은 “해당 은행에 확인해보니 대출 차주는 김 대변인의 배우자가 맞다”라면서도 “김 대변인은 대출 사실을 몰랐다고 해명하지만, 당시 10억원 대출을 받기 위한 담보물의 명의자는 김 대변인이었다”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 점심을 함께 한 뒤 간단한 산책을 하면서 자신의 사의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변인은 이날 오후 강기정 정무수석비서관과 함께 춘추관을 찾아 기자들과 일일이 작별인사를 나누면서 이같이 전했다. 그는 “대통령께서 걱정을 좀 해주셨다”고 덧붙였다.
김 대변인은 보도를 통해 투기의혹이 불거진 전날 저녁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결정했고, 이날 아침에 출입기자들에게 보낼 글을 작성한 뒤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에게 전화해 사의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노 실장은 대통령과 만나 상의할 것을 권유했다고 한다.
김 대변인은 지난해 2월 문재인 정부 두 번째 대변인으로 임명됐다. 한겨레신문에서 사회부장, 정치ㆍ사회부 부국장, 논설위원, 선임기자 등을 지낸 그는 2016년 9월 K스포츠재단 배후에 ‘비선실세’ 최순실이 있다는 내용의 '최순실 게이트' 관련 보도로 이름을 알렸다. 당초 2017년 5월 문 대통령 취임 당시 청와대 초대 대변인에 거론됐으나 현직 기자에서 바로 청와대로 직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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