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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상의 안 하고 매입... 이 또한 제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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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상의 안 하고 매입... 이 또한 제 탓”

입력
2019.03.29 17:04
수정
2019.03.29 23:0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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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기 논란’에 물러난 김의겸 靑대변인]‘최순실 게이트’ 특종기자 출신→ 文정부 대변인 발탁→14개월 만에 결국 불명예 하차

김종석 의원 “부인이 작년 10억원 대출받은 은행 지점장은 김의 고교 후배” 주장

부동산 투기 논란으로 사퇴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연합뉴스
부동산 투기 논란으로 사퇴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연합뉴스

재개발 지역 부동산 투기 논란에 휩싸인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29일 논란이 불거진 지 하루 만에 물러났다. 기자출신에 ‘최순실 게이트’ 특종보도로 유명한 그는 작년 2월 2일 문재인 정부 두번째 청와대 대변인으로 발탁된 뒤 14개월 만에 부동산 투기의혹으로 불명예 하차하게 됐다.

김 대변인은 이날 “싸우면서 정이 든 걸까요. 막상 떠나려고 하니 청와대 출입기자들의 얼굴이 맨 먼저 떠오른다”는 구절로 시작하는 문자메시지를 기자들에게 보냈다. 메시지를 통해 그는 ‘투기 의혹’에 대해 끝까지 해명하는 모습이었다. 김 대변인은 “아내가 저와 상의하지 않고 내린 결정”이라며 “제가 알았을 때는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지경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또 한 제 탓”이라며 “내 집 마련에 대한 남편의 무능과 게으름, 그리고 집 살 절호의 기회에 매번 반복되는 ‘결정장애’에 아내가 질려있었던 거다. 궁금한 점이 조금은 풀렸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그러나 국회 정무위 소속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김 대변인의 배우자는 지난해 8월 한 시중은행 성산지점에서 10억원을 대출받았고, 이 은행 지점장은 김 대변인의 군산제일고 1년 후배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의원은 “해당 은행에 확인해보니 대출 차주는 김 대변인의 배우자가 맞다”라면서도 “김 대변인은 대출 사실을 몰랐다고 해명하지만, 당시 10억원 대출을 받기 위한 담보물의 명의자는 김 대변인이었다”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 점심을 함께 한 뒤 간단한 산책을 하면서 자신의 사의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변인은 이날 오후 강기정 정무수석비서관과 함께 춘추관을 찾아 기자들과 일일이 작별인사를 나누면서 이같이 전했다. 그는 “대통령께서 걱정을 좀 해주셨다”고 덧붙였다.

김 대변인은 보도를 통해 투기의혹이 불거진 전날 저녁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결정했고, 이날 아침에 출입기자들에게 보낼 글을 작성한 뒤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에게 전화해 사의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노 실장은 대통령과 만나 상의할 것을 권유했다고 한다.

김 대변인은 지난해 2월 문재인 정부 두 번째 대변인으로 임명됐다. 한겨레신문에서 사회부장, 정치ㆍ사회부 부국장, 논설위원, 선임기자 등을 지낸 그는 2016년 9월 K스포츠재단 배후에 ‘비선실세’ 최순실이 있다는 내용의 '최순실 게이트' 관련 보도로 이름을 알렸다. 당초 2017년 5월 문 대통령 취임 당시 청와대 초대 대변인에 거론됐으나 현직 기자에서 바로 청와대로 직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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