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ㆍ부시 행정부 시절 NSC 국장 출신 월로스키 손 잡아 
 국무부는 브리핑에서 “미국에 있는지 대해서는 아무 정보 없어” 발뺌 
'자유조선'을 대신해 성명을 발표하고 나선 리 월로스키 변호사. 트위터 캡처

북한 임시정부를 자처하고 나선 ‘자유조선’이 지난달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에 침입했다고 밝혔지만 미국 국무부는 침입 사건의 용의자 가운데 2명이 미국에 있다는 외신 보도와 관련 “가진 정보가 없다”고 28일(현지시간) 밝혔다. 자유조선 측은 거물급 변호사와 손을 잡고 법정 싸움에 대비하고 나섰다. 자유조선의 배후에 다른 세력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빌 클린턴 행정부와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장을 지냈던 리 월로스키 변호사는 27일 “미국과 동맹국들은 (자유조선에) 협조해야 한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월로스키 변호사는 “스페인 판사의 발언 보도는 와전된 것”이라며 “용의자의 이름을 밝힌 것은 반대파들을 일상적으로 암살하는 정권에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큰 문젯거리가 됐다”고 덧붙였다.

월로스키 변호사가 자유조선을 대신해 전면에 나선 것은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에 침입한 용의자들의 신원을 보호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주범으로 지목되는 멕시코 국적 ‘아드리안 홍 창’은 10여년 전부터 탈북자와 대북 활동가들과 긴밀한 유대를 쌓아온 인물로 알려졌다. 전 국가정보원 직원은 “홍씨는 여러 번 김정남에게 ‘반란 세력’ 지도자로 일할 것을 제안했다”고 말했다고 WP는 전했다. 자유조선 측은 28일 홈페이지에 발표한 성명서에서 “우리의 더 큰 일들이 앞에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거물’ 월로스키 변호사가 소속된 보이스 쉴러 플렉스너 로펌은 1998년 미국정부 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반독점법 관련 소송과 2000년 조지 W 부시와 앨 고어 사이 대통령 당선자를 결정하는 소송에도 참여한 일류 로펌으로 손꼽힌다.

한편, 로버트 팔라디노 국무부 부대변인은 28일 브리핑에서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스페인 사법당국이 미국 거주자 1명과 미 시민권자 1명 등 2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 받았다는 보도와 관련, 이들이 미국에 있는지에 관한 질문에 “가진 정보가 없다”고 말했다. ‘이들을 찾으려 하느냐’는 질문에는 “이것은 지금 법 집행 문제”라며 “이것과 관해서는 스페인 사법당국이나 미 법무부에 문의하라”고 답변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홍씨 등과 연계된 것이 확인된 상황인데도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NCND)’ 전술로 사실상 ‘자유조선’을 옹호하려는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자유조선은 성명문에서 “언론은 우리 조직의 실체나 구성원에 대한 관심을 자제해달라”고 말한 만큼 미국 정부도 자유조선의 구성원에 대한 일체의 정보를 알려주지 않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팔라디노 대변인은 또 북한 대사관 침입에 대한 반응을 묻는 데 대해선 “스페인 당국은 여전히 이것을 조사하고 있다”며 “해외에서의 외교적 임무는 조약에 의해 존중되고 보호돼야 한다”고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스페인 언론 등 외신들은 아드리안 홍 창 등이 포함된 10명의 용의자가 미국으로 도주했으며 스페인 고등법원이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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