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선발진의 ‘젊은 피’ 이승호(20)는 지난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9 KBO리그 두산 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2실점(6피안타) 6 탈삼진으로 호투했다. 승리 투수가 되진 못했지만 강한 인상을 남긴 시즌 첫 등판이었다. 장정석 키움 감독도 “마치 제 1선발 투수의 모습이었다”라고 평가했다. 이승호는 “100% 만족스러운 컨디션은 아니었는데, (포수) 이지영 선배가 잘 리드해 줬다”라고 자세를 낮췄다. 키움은 올 시즌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 이승호ㆍ안우진이 등판하는 경기에는 베테랑 이지영이 ‘전담 포수’로 나서고 있다.
투구 내용도 좋았지만, 견제로 두 번이나 아웃카운트를 잡은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이승호는 “두 번이나 견제로 잡은 것은 처음”이라며 “그 때문에 페이스가 좋아져서 자신감이 붙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빠른 공과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까지 4개 구종을 구사 중이다. 이 가운데 “체인지업이 가장 자신 있다”고 했다. 체인지업은 다른 선수들보다 늦은 고3 때 비로소 장착했는데, 프로에 와서 빛을 발하고 있다. 장정석 감독도 “(빠른 공을 던질 때와) 같은 폼에서 나오는 체인지업은 상대 타자들이 쉽게 공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승호는 “사구를 내줘도 상관없다는 생각으로 자신 있게 던지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두산전에서는 상대 타자와 약간의 신경전도 벌어졌다. 이승호는 “의도적인 것도 아니었고 승부 과정에서 나왔기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라고 넘겼다.
6회까지 2실점 호투하고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 요건을 채운 뒤에도 “솔직히 더 던지고 싶었다”며 패기를 감추지 않았다. 몸 상태 역시 로테이션에 따라 주 2회 선발 등판이 가능할 정도로 좋다. 이승호는 “감독ㆍ코치님이 7회에도 기회를 주셨다”면서 “김재환 선배와 한번 더 승부할 수 있어서 좋았다”라고 승부욕을 보였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의 선발 경험이 이승호를 한 뼘 더 자라게 했다. 이승호는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 한번씩 선발 등판(7.1이닝 2실점)했다. 이승호는 “당시 경험이 많이 도움됐다. 긴장도 덜 되고 자신감도 많이 붙었다”라고 설명했다. 올해 목표 승수보다는 좋은 투구 내용과 팀 승리가 중요하다고도 덧붙였다. 이승호는 “‘좌완 선발 유망주’라는 말이 아직 부담스럽다”면서도 “하지만 이에 부응할 수 있는 투수가 되겠다”라고 다짐했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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