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알림

[여론 속의 여론] “기후변화 피부로 체감” 93%... 10명 중 4명은 “이사ㆍ이민도 고려”

입력
2019.03.30 04:40
21면
0 0

 기후변화에 대한 한국인의 인식 

지구가 기후변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우리 국민들도 기후변화를 온몸으로 체감하고 있다. 최근 한국사회를 뒤엎은 미세먼지 문제도 국내 요인이나 중국발 미세먼지 요인과 함께 기후변화를 떼놓고 설명하기 어렵다. 실제로 많은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에 대한 무관심이 최근 기승을 부리는 미세먼지의 피해를 증가시키고 있다고 진단한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지난 5일 고농도 미세먼지 일수가 늘어나게 된 주요 원인을 중국발 미세먼지보다는 '대기정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저작권 한국일보] 기후변화 우려로 인한 국내 이사·국외 이민 고려 경험. 강준구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 기후변화 우려로 인한 국내 이사·국외 이민 고려 경험. 강준구 기자

높은 관심과 심각성 절감, 국민 열 명 중 네 명 이사ㆍ이민 고려

한국리서치는 ‘여론 속의 여론’ 전국 성인남녀 1,000명 웹조사(3월 8~11일)를 통해 우리 국민들이 기후변화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대응하고 있는지 알아 보았다. 우선 기후변화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다’는 응답이 10%, ‘어느 정도 알고 있다’는 응답이 63%로 열 명 중 일곱 명은 기후변화의 문제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다. ‘잘 모르지만 들어는 봤다’는 응답은 25%, ‘전혀 들어보지 못했다’는 응답은 2%에 그쳤다. 기후변화의 영향을 체감하고 있다는 비율은 93%이고, 기후변화가 ‘일상생활, 사회경제활동, 재산 및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다’는 의견도 82%로 대다수의 국민에게 기후변화는 현실적인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국민 10명 중 4명은 기후변화로 인해 다른 지역으로 이사나 이민을 떠날 고민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국내 이사 고려 11%, 국외 이민 고려 15%, 국내 및 국외 이민 동시 고려 11%, 고려한 적 없다 63%).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기후변화가 초래한 위험: ①‘위험기상’ ②건강 악화 ③복합적인 사회경제적 피해

기후변화는 무엇보다 ‘대기오염 심화(96%)’, ‘미세먼지 농도 상승(95%)’, ‘이상기후(94%)’, ‘해수면 상승(89%)’ 등의 ‘위험기상’ 현상과 강하게 연계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기후변화가 개인의 생활과 사회경제적으로도 큰 피해를 입히고 있다는 것이다.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는 피해에 대해 3개를 중복 응답한 결과 ‘폭염, 한파, 대기오염 등으로 인한 건강악화’(75%)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는 ‘폭염, 한파로 인한 냉난방비 증가’(57%), ‘기후피해로 인한 식품가격 등 물가상승’(34%) 등 개인의 건강과 가계경제에 미치는 피해에 민감했다. ‘농경 시설 파손, 수확량 감소’(33%), ‘자연재해로 인한 인명 피해’(31%)를 지적한 응답도 많았다.

기후변화는 천재(天災) 아닌 인재(人災), 예방 가능하다

주목할 점은 기후변화를 자연재해가 아닌 인간에 의해 유발되는 인재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후변화를 온실가스 등 인간의 활동에 따른 영향이라는 응답이 90%, 자연적으로 일어나는 자연현상이라는 응답은 8%에 불과하였다. 기후변화를 산업화의 결과물로 인식하는 동시에,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방안이 효과적이지 않음을 반증하는 결과다. 한편으론 기후변화가 인재인 만큼 우리 노력 여하에 따라 예방 가능한 문제로 보고 있다고 분석된다. 국가와 사회, 그리고 개인 차원의 노력이 중요함을 인식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기후변화 대응평가: 자신과 국제사회 노력은 긍정적, 정ㆍ지자체ㆍ기업은 미흡

그렇다면 국내외 행위자들이 실제로 얼마나 기후변화에 잘 대응하고 있다고 보고 있을까. 대체로 국제사회에 대해서는 55%가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평가했으나, 우리 정부나 기업의 대응 수준은 상대적으로 미흡하다고 비판했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는 응답은 42%로 국제사회와 비교해 1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났다. 하지만 본인 스스로에 대해서는 58%가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답할 정도로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저작권 한국일보] 기후변화의 원인 및 대응노력 평가. 강준구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 기후변화의 원인 및 대응노력 평가. 강준구 기자

개인 대응 자신감: 생활 속 노력과 추가비용 감수 의지

기후변화에 대응해 개인들은 어떤 행동을 하고 있을까. 기후변화 원인을 최소화하기 위한 에너지, 물 절약 등 생활패턴 변화(63%), 꾸준한 운동과 건강관리(49%), 친환경 제품(고효율 전자제품, 전기자동차 등) 구입(43%), 피해대비 행동요령 인식 및 이행(31%) 등으로 나타났다.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다는 응답은 12%에 불과해 기후변화 대응이 일상생활 속에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나아가 비용이 들더라도 친환경 제품 구입할 의사를 분명히 밝힌 응답이 88%에 달할 정도로 적극적인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조사 과정에서 규범적인 응답이 개입된 결과일 수 있으나,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대응해야 한다는 규범이 작동한다는 것을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기후변화 정책과제 ①비상대책 고려 ②오염원 엄격한 관리 ③정책 알림 강화

국민들이 정부와 지자체에 바라는 기후변화 대책으로는 먼저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반영하듯 강력한 비상대책을 고려하라는 목소리가 높았다. ‘포장 용기 사용규제 법제화’(92%)나 ‘1회용 제품 사용 규제 법제화’(92%)와 같이 많이 논의 되어온 정책뿐 아니라 ‘자가용 2부제 운행’, ‘정부 설정 적정 실내온도 강제’ 등 비상대책들의 법제화에도 각각 73%가 동의를 했다. 둘째로는 기후변화의 원인인 온실가스 배출원인에 대한 엄격한 관리였다. 국민들은 정부 차원에서 가장 시행해야 할 분야로는 자연 및 생태계 보전 및 관리,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확대 교육, 이상기후 예측 및 실시간 제공을 원했다. 기후변화를 초래하는 직접적인 원인 관리와 더불어 기후변화에 대한 정보제공을 원하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기후변화 대응책에 대해 ‘알고 있다’는 응답은 37%에 그쳤고, ‘잘 모르지만 들어는 봤다’는 비율이 과반에 육박하는 47%였다. 전혀 모른다는 응답(17%)도 있었다. 기후변화 알림 정책이 시급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조사결과를 보면 기후변화에 정부와 지자체는 물론 한국사회 전반의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정책 대응이 시급하다. 재해 및 재난 취약계층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와 모니터링, 충분한 보호 대책도 필요함은 물론이다. 자연재해에 대한 대응과정이 곧잘 재난의 불평등으로 귀결되는 현실 때문이다.

정한울 한국리서치 전문위원

최광선 한국리서치 여론조사 3부장

[저작권 한국일보] 기후변화에 대한 인지도·체감도·심각성. 강준구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 기후변화에 대한 인지도·체감도·심각성. 강준구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