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의 대형 SUV, G4 렉스턴과 함께 먼 거리의 주행을 시작했다.
이번의 주행의 목적지는 여러 의미가 있는 강원도 화천의 ‘평화의 댐’이다. 누군가는 이 평화의 댐이 북한의 ‘물 공격’을 막아내기 위한 ‘국가 수호의 보루’로 기억되고 있으며 누군가는 ‘북풍으로 국민들의 모금한 결과물’이라는 냉담한 평가를 받기도 한다.
어쨌든, 이번 여정은 자유로, 지방도로 그리고 산길 등을 달리며 그 속에서 G4 렉스턴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이와 함께 어린 시절부터 그 ‘정체’에 대해 많은 의구심 혹은 궁금증이 있었던 ‘평화의 댐’을 확인하고 싶은 개인적인 숙제를 해결하고 싶어서 그런 것이었다.
다양한 도로를 달리는 2.2L 디젤 엔진
쌍용의 대형 SUV로서 시장에 등장한 G4 렉스턴은 보닛 아래 최고 출력 187마력과 42.8kg.m의 토크를 내는 2.2L 디젤 엔진을 품고 있다. 수치적인 성능은 아주 탁월하거나 뛰어난 건 아니지만 현재 쌍용차가 택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이 엔진에는 메르세데스-벤츠에서 공급하는 7단 자동변속기, 즉 ‘E-트로닉’과 지난 시간 동안 SUV 명가, RV 명가를 자처하는 4WD 시스템을 통해 네 바퀴로 출력을 배분해 그 주행의 완성도와 만족감을 높인다.
자유로, 지방도로 그리고 산길을 달리다
G4 렉스턴이 평화의 댐까지 달리는 과정 속에서는 다양한 주행 환경을 마주해야 했다.
가장 먼저 서울을 빠져나온 후 자유로를 달려야 했고, 경기도 서부에서 북부로 이어지는 지방도로를 달리기도 했다. 이 과정 속에서 G4 렉스턴은 2.2L 디젤 엔진과 7단 변속기의 조합을 통해 매끄러운 주행과 함께 다단화된 변속기 고유의 ‘낮은 RPM’을 유지하며 꾸준히 달리고 또 달리고 있었다.
이후로는 경기도 포천을 시작으로 강원도의 화천으로 길게 이어지는 강원도의 산길이 연이어 펼쳐지며 효율성은 물론이고 주행의 효율성 부분에서도 극심한 ‘마이너스’ 요인이 연이어 전개되었다. 그렇게 한참을 달린 후 G4 렉스턴은 평화의 댐에 도착할 수 있었다.
참고로 장시간의 주행을 하며 별 다른 휴식을 취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제법 만족스러운 승차감과 여유를 느낄 수 있었다. 아무래도 쌍용의 대형 SUV인 만큼 실내 공간의 여유나 시트의 착좌감 등에서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드디어 만난 평화의 댐
장시간에 걸쳐 이어진 주행 끝에 강원도 화천에 위치한 ‘평화의 댐’을 마주했다. 가장 먼저 시선을 끈 건 바로 그 거대한 규모에 있었다.
평화의 댐이라는 문구는 물론이고 그 앞에 마련된 조형물, 그리고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저수량’을 확보한 그 거대한 규모에 다시 한 번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참고로 평화의 댐은 길이 601m, 높이 125m, 최대 저수량 26억 3,000만 톤으로 대한민국 내의 모든 댐 가운데 세 번째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한다.
이토록 거대한 규모를 보고 있자니 80년대, 북한이 임남 댐, 즉 금강산 댐을 짓고 ‘200억톤 규모의 수공’을 펼쳐 88 올림픽을 방해하는 건 물론이고 서울을 수몰시킬 것이라며 국민 모두가 돈을 모으고 기부를 받아 ‘수공을 막는’ 평화의 댐을 건설하자는 그들의 주장이 ‘꽤나 설득력이 있는 장난이었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참고로 평화의 댐은 당시 대통령이었던 전두환의 심복이자 당시 국가안전기획부장 장세동과 제2차장 이학봉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고, 국정원의 크나 큰 실책이자 국가적 규모의 비리이자 사기로 평가 받고 있다. 그 덕에 지난 2016년, 테러방지법 반대 필리버스터를 위해 마이크를 잡은 더불어민주당의 배재정 의원이 이를 언급하기도 했다.
여담이지만 200억 톤 수공은 불가능한 수준이다.
그 규모로도 상당한 ‘소양강 댐’의 저수량이 30억 톤을 채우지 못하는데 북한이 그 정도의 물을 모아, 농업, 산업 등에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단 한번의 대남 수공에 쓴다는 게 상식적인 수준에서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이다. 게다가 평화의 댐은 발전 및 홍수조절 능력이 미비하니 ‘말 그대로 거대한 존재’에 그치고 있다.
화천에 자리한 특별한 공원
하지만 이미 완공된 댐이다. 그렇기에 이를 활용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지차체 및 수자원공사 등은 평화의 댐을 하나의 공원처럼 조성했다. 실제 평화의 종이나 세계 평화 등을 이끄는 지도자들과의 악수를 경험할 수 있는 조형물 등이 연이어 펼쳐지고 있다.
그리고 공원처럼 구성된 평화의 댐 안쪽에는 물 문화관으로 명명된 평화의 댐 관련된 정보 및 관련된 다양한 내용을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다른 목적보다 전시공간의 목적이 강한 이 곳에서는 평화의 댐에 대한 건립 배경과 그 과정, 그리고 그 속에서의 다양한 이야기를 볼 수 있었다.
앞서 말한 것처럼 물 문화관에서는 ‘200억톤의 수공’은 언급하지 않으나 북한의 수공 대비라는 배경은 명확히 언급하고 있어 무척이나 아이러니했다. 어쨌든, 평화의 댐은 건립 이후 홍수 시 북한강 상류 및 임남 댐에서 ‘통보 없이 방류되는 물’에 대응할 수 있다는 ‘효용성’을 일부 드러냈으니 반 정도는 거짓은 아니라 생각되었다.
다양한 공간을 마련하다
워낙 큰 규모의 댐인 만큼 주변에는 다양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실제 평화의 댐 상류 부분에는 비목공원과 DMZ 아카데미로 명명된 공간이 자리한다.
그리고 상하류 연결 터널을 통해 닿을 수 있는 평화의 댐 하류 부분에는 전차, 전투기 등을 기반으로 제작된 다양한 예술 작품을 전시한 ‘국제평화아트파크’와 세계평화를 기원하는 ‘종공원’ 등이 마련되어 있으니 댐의 규모는 물론 주변의 다양한 공간을 둘러보는 것으로도 제법 큰 의미가 있어 보였다.
그렇기 때문에 평화의 댐은 꽤 재미있고 매력적인 관광지처럼 느껴진다. 그 유래와 가치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고, 또 그 거대한 규모는 물론이고 거대한 규모 안에 채워진 요소들도 제법 보는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