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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 임대가구 10%는 소득ㆍ금융자산 털어도 빚 못 갚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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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 임대가구 10%는 소득ㆍ금융자산 털어도 빚 못 갚아

입력
2019.03.28 15:52
수정
2019.03.28 19:36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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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부동산 임대가구의 재무건전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부채가 있는 경우 가구당 빚이 평균 2억원에 가깝고 소득의 40% 이상을 빚 갚는데 쓰고 있었다. 또 금융자산과 소득을 모두 털어도 빚을 완전히 갚을 수 없는 가구의 비중이 7%에 달했고, 특히 주택 2채 이상을 임대하고 있는 가구는 10곳 중 1곳이 이런 취약가구였다.

한국은행이 28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금융안정상황 자료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주택, 상가, 오피스 등을 임대하고 있는 가구는 328만가구로 추산된다. 전체 가구(1,969만가구)의 16.7% 수준이다. 이들 가구의 59.5%에 해당하는 195만여 가구는 금융기관에서 총 372조4,000억원의 빚(개인사업자 대출 포함)을 냈다. 가구당 평균 1억9,000만원으로, 비임대가구 평균 금융부채(7,000만원)의 3배에 가깝다. 임대 유형별로는 비주택(상가, 오피스) 임대(2억4,000만원) 또는 주택ㆍ비주택 동시 임대(2억5,000만원) 가구의 부채 규모가 1주택 임대(1억6,000만원)나 다주택 임대(1억3,000만원)보다 컸다.

빚이 있는 임대가구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40.8%였다. 소득의 40% 이상을 원리금 상환에 쓴다는 얘기로, 비임대가구의 DSR(28.4%)을 크게 웃돈다. 더구나 임대가구 부채는 만기 1년 이내(26.9%) 및 일시상환(35.3%) 등 상환 부담이 큰 대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한은 관계자는 “비주택 임대가구를 중심으로 단기ㆍ일시상환 방식의 개인사업자 대출을 많이 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도 임대가구는 평균 106.0%로 비임대가구(80.9%)보다 25%포인트나 높았다. 예금이나 투자상품 보유액이 빚보다 적다는 얘기다.

이렇다 보니 임대가구 중엔 유동성 측면에서 상환능력이 약한 가구가 적지 않다. 원리금 상환액이 소득을 상회(DSR 100% 초과)하는 동시에 금융부채가 금융자산보다 많은 취약가구가 전체 임대가구의 6.8%를 차지, 비임대가구(3.6%)보다 비율이 2배가량 높았다. 유형별로는 다주택 임대가구(9.9%), 비주택 임대가구(6.8%), 동시 임대가구(5.4%) 순으로 취약가구 비중이 높았다. 물론 부동산을 비롯한 실물자산을 감안하면 해당 비율이 대폭 낮아지지만, 부동산 등은 유동성이 떨어지는 터라 긴급한 재무적 위기에 대처하기 쉽지 않다.

한은은 자료를 통해 “주택ㆍ상가 임대가격과 주택 매매가격이 최근 하락 전환하며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는 움직임이 있는 만큼 임대가구의 재무 상황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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