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브럼스, 美하원 청문회 출석…북미관계 악화시 조기 감시 능력 우려도
슈라이버 국방부 차관보 "北 위험한 행위 계속..비핵화 움직임 보지 못해”
데이비드슨 태평양사령관 "중국 도움 안돼… 자국 영해 감시 안해”
한반도 안보를 담당하는 미군과 미 국방부의 고위 인사들이 28일 의회 청문회에 일제히 출석해 북한의 비핵화 움직임이 없다고 경고했다. 북한과의 외교를 뒷받침하면서도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은 이날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활동과 관련한 질문에 "우리가 관찰한 그들의 활동은 비핵화와 부합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그는 “비핵화 의도의 공개 성명과 맞물려서 전략적 도발이 중단되고 비무장지대에서 긴장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군사력 측면에서 검증 가능한 북한의 변화는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긴장 완화와 관련해 남북 간 포괄적 군사 협정에 따라 이뤄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 경계초소 제거 등 신뢰 구축 조치를 거론하며 "이런 조치들은 규모나 범위에 관계없이, 지속적인 외교적 노력이 가져오기 시작한 영향을 보여주는 긍정적인 지표"라고 설명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그러나 "긴장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재래식 및 비대칭 군사력과 첨단 재래식 군수품 개발은 억제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북한군은 여전히 강력하고 위험하며 지난해 보고된 병력 구조, 준비태세와 뚜렷한 차이가 없다"고 덧붙였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이와 함께 만약 북미관계가 다시 악화해 적대감이 고조될 경우 북한의 활동에 대한 충분한 정보, 감시 능력을 갖추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했다. 그는 "만일 북미관계가 부정적으로 바뀐다면 우리의 준비태세는 조기에 경보나 표시를 주기 위한 눈도 깜박이지 않는 감시를 제공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며 "상황이 악화하기 시작하면 그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청문회에 출석한 랜달 슈라이버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안보 담당 차관보도 북한 비핵화에 진전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우리의 문은 아직 외교를 위해 열려 있지만, 지금까지 비핵화 움직임을 보지 못했다"며 "북한의 위험한 행위는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일본 등과 '철통같은 동맹'을 강조하고 "우리는 함께 북한의 침략을 단념하게 하고 있으며, 전쟁이 일어날 경우 본토를 보호하고 단호하게 이길 수 있는 능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필립 데이비드슨 인도·태평양사령관은 역내 '5대 도전들' 가운데 북한을 가장 먼저 손꼽으며 "목전의 위협"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서면진술에서 현 단계에서 북한이 핵무기와 생산능력 전체를 포기할 것으로 생각하진 않는다면서 "군사대비태세를 철저히 함으로써 압박 작전을 지속해서 지원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또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회피하기 위한 북한의 불법적인 선박 간 환적(換積)과 관련해 "중국은 도움이 안 된다, 지원도 안 한다"며 "자국 영해를 제대로 감시하지 않고 있다"고 중국을 비판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도 "중국은 훨씬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고, 슈라이버 차관보는 "중국은 우리의 노력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그들의 의무를 충족하기 위해 좀 더 할 필요가 있다"고 압박했다.
슈라이버 차관보는 현재의 한미 방위비 분담과 관련해 "상호 이익이 된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된 '주둔비용+50'(cost plus 50) 구상에 대해선 "공식적인 지침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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