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낡은 엘리베이터를 교체하던 외주업체 근로자 2명이 엘리베이터와 함께 추락해 숨졌다.
27일 오후 1시 57분쯤 부산 해운대구 한 아파트 17층에서 A(34)씨와 B(32)씨 등 작업자 2명이 엘리베이터 교체 작업을 하고 있던 중 엘리베이터가 갑자기 1층으로 추락하면서 함께 떨어져 숨졌다. 작업자들은 안전모 등 안전장비를 착용했지만 고층에서 떨어지면서 발생한 강한 충격을 버티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작업자들은 엘리베이터 천장 위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다. 이들은 사고가 난 아파트 꼭대기인 18층의 엘리베이터 기계실에 가까운 곳에서 작업하기 위해 17층에 엘리베이터를 세우고 교체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996년 완공된 해당 아파트에서는 전체적인 엘리베이터 교체가 진행되고 있었다.
사고를 당한 근로자들은 경기도에 있는 승강기설치공사를 비롯한 건물용 기계장비 설치 관련 중소업체 소속 직원이다. 이 업체는 국내 엘리베이터 관련 유명 업체의 외주업체로 하청을 받아 사고가 난 엘리베이터 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아파트와 계약을 맺은 것은 하청을 준 유명 업체로 자체 시공을 하지만 협력사들을 통한 엘리베이터 설치나 교체 작업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근로자들을 '위험의 외주화'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지난해 말 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에서는 유해ㆍ위험한 작업에 대해서는 외주를 원천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또 산재에 대한 원청 사업주의 책임을 강화한 것이 주요 내용이다.
경찰은 작업자들이 엘리베이터를 세워 놓고 와이어를 절단한 이후 교체작업을 하다 엘리베이터와 함께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현장 관계자와 목격자를 상대로 안전장치 등에 문제가 있었는지 여부와 함께 정확한 사고 경위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부산=권경훈 기자 werth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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