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속낮아 공기 체류시간 길고
백두대간에 막힌 지형적 영향도
충북의 미세먼지가 전국에서 최악인 이유는 뭘까. 낮은 풍속과 지형적인 영향으로 인해 공기의 체류 시간이 상대적으로 긴 탓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7일 충북도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미세먼지 농도가 극심했던 지난 5일과 20일의 동아시아 지역 공기 흐름을 분석한 결과 중국 방면에서 유입된 기류가 서해안과 호 남 지역을 거쳐 충북지역에서 모아지는 양상을 보였다.<기류 경로>
이 연구는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의 자료를 기초로 해발 100m, 300m, 500m 등 3개 고도의 기류를 72시간 역추적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도보건환경연구원은 “기류 경로에서 보듯 동아시아 내륙에서 시작한 기류가 국내외 다른 지역을 거쳐 충북으로 들어오면서 대기 중의 미세먼지도 함께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연구원 측은 “고도에 따라 경로를 달리하는 기류들이 충북지역에서 합쳐지는 모양새를 보였다. 왜 충북의 미세먼지가 전국 최악수준인지를 알게 해주는 분석 자료”라고 설명했다.
도보건환경연구원은 충북의 미세먼지가 극심한 이유로 공기층의 체류 시간이 긴 점을 들었다. 한 연구원은 “충북은 타 지역에 비해 풍속이 느린데다 동쪽의 소백산맥이 공기의 흐름을 막는 지형적인 영향 때문에 미세먼지 체류시간이 길다. 이로 인해 미세먼지 농도가 높고 잘 확산되지도 않아 피해가 크다”고 분석했다.
충북의 3월 평균 풍속은 초속 1.4m로 서울(2.0) 인천(3.2) 서산(2.1) 대구(2.2) 부산(3.5) 등에 비해 현저히 낮다.
연구원 측은 “미세먼지가 최악 수준이던 날의 기류가 중국 방면에서 온 게 확실하고, 그 시기 중국 쪽의 대기환경도 최악인 점으로 미뤄 충북의 미세먼지가 동아시아 지역 기류와 연관이 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충북의 미세먼지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올해 들어 이날 현재까지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이상인 날이 무려 48일에 달한다. 이틀에 하루 꼴이 넘는 셈이다. 서울(32일)과 경기(37일), 석탄화력발전소가 밀집한 충남(30일)보다도 대기 오염이 훨씬 심각한 수준이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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