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택 “후보자 되니 청문위원 때와 달라, 이중적”
박영선 “그렇지 않다, 소명할 것” 맞서며 설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가 27일 개최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박 후보자의 자료제출 미비를 두고 여야 공방 1시간여 만에 본질의에 돌입했다.
야당 의원들은 박 후보자에게 자료 미제출 사유를 따져 물으며 “후보자가 되니 청문위원 때와 다르다. 이중적”이라 질타했고, 박 후보자는 자료 제출을 못한 이유를 일일이 설명하며 맞섰다.
이날 박 후보자의 자료제출 거부를 두고 1시간 넘게 의사진행 발언을 이어간 산자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오전 11시가 넘어서야 본질의를 시작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의원이 포문을 열며 “결격 사유가 드러나면 사퇴 용의가 있느냐”고 물었고, 박 후보자는 “국민들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정 의원은 이어 “후보자는 과거 청문위원 시절 ‘낙마왕’ ‘저승사자’같은 수식어가 붙어 다닐 정도로 후보자의 배우자와 자녀들 신상을 탈탈 털었다”며 “그런데 후보자의 자료제출 내역을 보면 ‘배째라’식이다. ‘배째라 상관’이 될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또 “검증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후보자 배우자와 장남 관련 자료를 내놓지 않고 있다”며 배우자와 아들의 금융거래 내역, 통장 입출금 내역, 해외송금 내역, 주식거래 내역 등을 요구했다.
정 의원은 그러면서 박 후보자가 과거 인사청문위원을 지낼 당시 발언 영상을 틀기도 했다. 박 후보자가 2012년 당시 김병환 대법관 후보자 청문회에서 “전 1982년 MBC 입사 이후 어떻게 재산 불렸는지 소상히 다 증명할 수 있다”고 말한 장면도 포함됐다. 이와 관련 정 의원은 “청문위원으로 앉아있을 때하고 후보자로 앉았을 때하고 말과 행동이 다르다면 그건 이중성 아니냐”라며 “국민들이 과연 장관을 신뢰할 수 있겠느냐”라고 주장했다.
이에 박 후보자는 “그렇지 않다”며 “제가 제출하지 않은 145건은 제가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다른 후보자들도 청문회 당일 다 열람했던 자료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배우자와 아들의 금융거래 내역의 경우 “남편과 아들이 지금 한국에 없다”라며 “(서류를 떼려면) 본인동의서를 받아야 하는데, 제가 직접 금융기관에 갔지만 본인이 와서 사인하기 전에는 금융거래법상 드릴 수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에 정 의원은 “그걸 답변이라 하느냐”라며 “박 후보자가 청문위원이었다면 난리났을 것이다.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고 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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