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우(28ㆍ대구)가 오랜만에 선발 출장한 경기에서 맹활약하며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수호신으로서 손색없는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거미손’ 같은 선방쇼에도 본인의 점수는 50점밖에 되지 않는다며 앞으로도 훈련에 매진하겠다는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축구 대표팀은 26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남미의 강호’ 콜롬비아와의 친선 A매치에서 이재성(27ㆍ홀슈타인 킬)의 천금 같은 결승골로 2-1 승리를 거뒀다. 이날 대표팀 공격에는 선제골을 터트린 손흥민(27ㆍ토트넘)과 결승골을 넣은 이재성이 있었다면 수비에는 후반 콜롬비아의 맹공을 물리친 ‘조헤아’ 조현우가 있었다. 조현우는 후반 30분 하메스 로드리게스의 강력한 슈팅을 막아낸 데 이어, 후반 추가시간에는 무리요의 결정적인 헤딩슛을 막아내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조현우는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실점도 있었고, 미스도 있었기 때문에 자신에게 50점 정도 주고 싶다”며 “소속팀으로 돌아가 대구를 위해서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조현우는 지난해 러시아 월드컵에서의 활약에도 파울루 벤투(50) 감독 체제에선 대표팀 13경기 중 2경기에서만 출전하며 입지가 줄어든 상황이었다. 벤투 감독은 후방 빌드업을 중시하며 김승규(29ㆍ빗셀고베)를 중용했다. 꾸준히 출장 기회를 노리던 조현우는 김승규가 장염 증세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며 받은 출전 기회에서 맹활약하며 존재감을 알렸다.
조현우는 “경기에 나가지 못할 때 굉장히 나가고 싶었지만 항상 겸손한 마음으로 준비했다”며 “경기에 나가지 못하더라도 팀에서 잘 준비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 덕분에 (벤투) 감독님에게 나갈 수 있는 기회를 받은 것 같다”며 “다음 소집 때도 좋은 경기력을 이어나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벤투 감독이 강조하는 후방 빌드업에 관해선 “처음보다는 조금 편한 마음”이라며 “(벤투) 감독님이 원하는 축구를 하려고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 만족하지 못하더라도 차차 더 좋아질 거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콜롬비아전 활약으로 다시 한 번 대표팀 골키퍼 주전경쟁의 불씨를 살린 조현우는 소속팀 대구로 돌아가 30일 경남과의 K리그1 4라운드 경기를 준비할 예정이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권현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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