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6일 베트남 공산당과 교류ㆍ협력 증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국 정당간 채널 구축으로 정부 차원의 협력 강화에도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을 방문 중인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하노이 공산당 중앙당사에서 쩐 꾸억 브엉 베트남 공산당 상임서기 겸 중앙감찰위원장, 호앙 빈 꾸언 당 대외관계위원장 등 당 고위 인사들과 간담회를 갖고 정당간 교류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대표는 모두 발언에서 “수교 27주년을 맞는 양국은 여러 분야에서 훌륭히 발전해왔다”며 “오늘 만남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보다 포괄적이고 전략적인 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브엉 서기도 “작년 5월 선거에서 한국 국민들의 선택을 받은 민주당에 축하를 보낸다”며 “이번 방문이 양국 우호관계를 더욱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양해각서 주요 내용은 베트남에 진출한 8,000여개의 한국 기업 및 20만명의 교민과 한국 거주 베트남인 18만명에 대한 권익 보호, 국제 사회의 이슈에 대한 공동 대응 노력 등이다.
1당 체제인 베트남 공산당이 한국의 정당과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은 2011년 8월 당시 집권 여당이던 한나라당에 이어 두 번째다. 민주당 관계자는 “우리나라 주요 교역국이자 문재인 정부 신남방정책의 핵심인 베트남은 정치 체제 특성상 의회 외교 영역이 넓다”며 “본격적인 정당외교를 통해 정부 외교를 뒷받침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양국 의원 외교는 여야 의원으로 구성된 한ㆍ베 친선의원협회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다소 느슨한 관계 속에서 이뤄지는 의원 외교의 특성상 실질적인 효과를 올리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한국 대사관 관계자는 “당대당 협력은 친선의원협회 차원의 의회 외교 수준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는 의미와 함께 상대국 정치 체제에 대한 존중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하노이=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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