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취임 후 첫 유럽왕실 방한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한국을 국빈방문 중인 필리프 벨기에 국왕과 청와대에서 만나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여정에 동참해줄 것을 요청했다. 양 정상은 양국 간 우호 증진과 실질협력 강화 방안 등을 주제로 의견도 나눴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필리프 국왕을 만난 자리에서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과와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 안보 환경을 설명하고, 그동안 벨기에가 우리 정부의 한반도 정책과 남북관계 진전에 지지와 관심을 보내준 데에 사의를 표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유럽연합(EU) 통합 및 역내 평화정착 과정에 중심적 역할을 수행해온 벨기에의 경험이 우리 정부의 평화 구축 노력에도 많은 시사점을 제공해준다고 언급하면서 올해부터 2020년 임기로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비상임 이사국을 수임 중인 벨기에의 건설적 역할을 기대한다고 했다.
필리프 국왕은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문 대통령과 한국 정부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이후에도 변함없이 지지하고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 정상은 양국이 1901년 수교 이래 정치와 교육,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우호협력 관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왔음에 공감하면서 특히 최근 양국 간 교역과 투자가 크게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과 벨기에 간 교역량은 2016년 35억 달러에서 지난해 47억 달러로 급증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양국은 화학ㆍ의약ㆍ물류 등 기존 협력 분야는 물론 바이오ㆍ스마트시티ㆍ중소기업ㆍ스타트업 등 새로운 분야에서도 협력을 도모하기로 했다. 아울러 △아시아-유럽 간 연계성 증진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 △기후변화 대응 등 지역 및 글로벌 현안도 더욱 긴밀하게 공조해나가기로 했다.
인적교류 및 문화 교류에 대한 논의도 진행됐다. 양 정상은 우선 대학 간 워킹홀리데이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상호 인적교류를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또 최근 브뤼셀 자유대 내 유럽 최초로 한국 석좌직이 신설되고, 벨기에 국왕 부부가 참관해 열리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 한국 청년들이 잇따라 입상하는 등 양국간 문화ㆍ예술 분야 협력이 활성화되고 있는 점도 높이 평가했다.
필리프 국왕의 이번 방한은 벨기에 국왕으로서는 27년 만이며, 문 대통령 취임 후 유럽왕실 인사의 첫 방한이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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