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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똘한 3채’ 보유한 국토장관 후보에 여당 의원들조차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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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똘한 3채’ 보유한 국토장관 후보에 여당 의원들조차 쓴소리

입력
2019.03.25 18:45
수정
2019.03.26 00:1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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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호 후보자 인사청문회]

野 “시세차익 23억” 與 “국민 정서 수용 어려워”

崔 “처분 기회 놓쳐, 사려 깊지 못해” 연신 사과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최 후보자 뒤로 회의장 벽면에는 최 장관 후보자가 소유한 세종시 아파트단지 사진이 보이고 있다. 오대근기자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최 후보자 뒤로 회의장 벽면에는 최 장관 후보자가 소유한 세종시 아파트단지 사진이 보이고 있다. 오대근기자

“(현 정부에서) 다주택 보유는 죄다. 동의하나.”(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잘못됐단 확신이 있는데 왜 20여년간 다주택자인가.”(이 의원)

“저도 다주택자가 되는 것을 결코 원하지 않았다.”(최 후보자)

주택값 안정을 책임질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5일 국회 국회교통위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자신의 다주택 보유를 질타하는 의원들의 공세에 종일 진땀을 뺐다. 이 의원이 “사는 집이 아니면 다 팔라는 게 정부 기조가 아니냐”고 따져 묻자, 최 후보자는 “(주택) 처분 기회를 놓쳤고, 잘못한 부분”이라고 답했다. 이 의원이 이어 “다주택자를 집값 폭등의 주범으로 취급하는 정부에서 장관 자격이 없다”고 포화를 날리자 최 후보자는 “반성한다”며 몸을 낮췄다. 최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 내내 “(애초) 실거주 목적으로 주택을 구매했으나 사려 깊지 못했다.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부분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사과했지만 야당 의원들은 국민 정서에 반한다며 고강도 비판을 쏟아냈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 기조와 좀처럼 어울리지 않는 아파트 3채가 도마에 올랐다. 바로 강남과 분당, 세종 등 ‘알짜배기’ 3곳이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최 후보자가 보유해온 서울 송파구 잠실 아파트(59㎡)와 경기 성남시 분당 정자동 아파트(84㎡), 세종시 반곡동에 건설 중인 펜트하우스(155㎡) 분양권을 들어 “똘똘한 3채”라며 얼마나 집값이 올랐는지 부각시켰다. 이현재 의원은 “1억5,000만원에 사들인 분당 아파트는 현 시세가 10억원, 3억1,000만원에 구입한 잠실 아파트는 13억원이 됐다. 펜트하우스 분양권은 5억원의 차익이 예상된다”며 “다 합치면 시세차익이 23억여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 후보자가 모두발언에서 “고시원, 쪽방, 비닐하우스에서 벗어나지 못한 주거 취약계층이 많다”고 한 부분을 지목해 “장관 후보자가 과연 (취약계층을 위한) 주택 정책을 잘 펼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김현미 현 국토부 장관이 “서민들은 평생 벌어도 집 한 채 사기 어렵다”는 취지로 발언한 부분이 담긴 동영상을 틀기도 했다.

청와대가 최 후보자의 ‘꼼수 증여’ 과정을 알았던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민경욱 한국당 의원은 “당초 후보자가 청와대에 제출한 인사검증 자료에는 3채(2주택 1분양권자)로 기재됐는데, 청와대가 최 후보자로 결정하면서 다주택 보유가 부담이 될 듯하니 한 채는 팔 것을 조언하면서 급하게 딸에게 증여한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최 후보자는 장관 후보자로 이달 7일 공식 지명되기 전 분당 아파트를 딸 부부에게 증여한 뒤, 자신이 월세 160만원을 주면서 거주 중이다. 최 후보자는 “1월 20일쯤 (후보군으로) 통보를 받았고, 2월 18일 증여했으며, 이달 7일 장관 내정 통보를 받았으니 결과적으로 지명 통보 전에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도 다주택 보유에 대한 부담으로 이미 지난해 11월에 잠실 아파트를 내놓는 등 주택을 순차적으로 정리하는 중이었다”고 해명을 보탰다.

이날 인사청문회에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들도 최 후보자를 적극 감싸기보다 쓴소리를 쏟아냈다. 황희 의원은 “(국토부) 장관 후보자라서 국민정서상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강훈식 의원은 “20년 이상 보유한 주택을 최근 딸에게 증여한 것은 잘못된 것 같다”며 “평소 소신이 있었으면 (장관 지명 전) 처리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김철민 의원 역시 “사려 깊지 못한 행동으로 약간의 흠집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최 후보자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 따른 집값 동향에 대해 “작년 9ㆍ13 대책 등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어 시장이 하향 안정성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부동산 급등 시기에 오른 것에 비하면 못 미치기에 당분간 안정세가 지속돼야 한다”고 답했다. 또 “여전히 시장 안정세가 확고하지는 않다”고 진단했다. 시중에 유동자금이 2,700조에 이르는 만큼 언제든 시장이 다시 흔들릴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실수요 중심으로 안정적인 시장 관리에 주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김한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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