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추가 제재를 철회하도록 지시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앞뒤가 맞지 않는 22일 트윗. 트위터 캡처

“재무부의 대북 추가 제재 철회를 지시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앞뒤가 맞지 않는 트윗을 놓고 여당인 공화당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적인 의사결정 과정을 거치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대북 압박 기조가 느슨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마코 루비오 공화당 상원의원은 24일(현지시간) NBC방송 ‘밋 더 프레스’에 출연, 이번 ‘트윗 파문’에 대해 “이번 행정부에서든 전임 행정부에서든 보지 못한 일이다. 무언가 일어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사고는 도움이 안 된다. 이런 식으로 일어나지 말았어야 한다”며 “다른 나라 사람들이 이번 일을 보고 ‘앞으로 제재 조치가 이뤄지면 백악관에 ‘더블 체크’를 해야 할 것’이라고 얘기할 것 같다”고 비판했다.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인 루비오 의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입장을 표했다. 그는 “김정은이 무기와 그 외 모든 것을 포기하길 몹시 바란다”면서도 “그가 그럴 거라고 믿은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거라고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실패하길 바라기 때문에 회의적인 게 아니다. 실패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회의적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북 강경파로 분류되는 공화당 소속 코리 가드너 상원 외교위 동아태 소위원장은 22일 문제의 트윗이 올라온 지 두 시간 만에 대북 압박 정책 이완 가능성을 우려했다. 그는 본인의 트위터에서 “최대 압박은 북한의 조력자들을 제재하는 걸 의미한다”며 “재무부가 옳았다. 미국 법이 요구하는 대로 제재는 부과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가 제재 철회를 지시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반대 목소리를 낸 셈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미 재무부의 대북 추가 제재 철회를 지시했다는 트윗을 느닷없이 올렸다. 액면 그대로 보면 재무부가 22일 발표한 제재를 뒤집었다는 말이었다. 하지만 재무부의 대북 제재 발표는 전날 이뤄졌고 대규모 제재도 아니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무엇을 지칭하는지를 두고 일대 혼선이 빚어졌다. 몇 시간 뒤 정부 소식통이 “곧 발표될 예정인 대규모 신규 제재를 철회한 것”이란 입장을 낸 후에야 혼란은 정리됐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관계가 소원해지고 있다는 징후는 이뿐만이 아니다. 공화당이 다수를 점하고 있는 상원은 최근 멕시코 국가장벽 건설을 위한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무력화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가결했다. 또 고인이 된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을 향한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이 끝없이 이어지자, 의회 전문매체 더 힐은 “트럼프 대통령과 상원 공화당 인사들과의 긴장 상태가 악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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