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퍼 라비가 책임감 있게 스타일리쉬한 공연을 이끌었다.
빅스 라비는 24일 서울 광진구 예스24 라이브홀에서 세 번째 솔로 단독 콘서트 '룩북(R.OOK BOOK)'을 개최하고 팬들과 만났다. 빅스가 아닌 솔로 래퍼로서도 벌써 세 번째 단독 공연을 준비한 라비는 이날 앙코르를 제외하고도 총 23곡의 무대를 풍성하게 꾸몄다. 팬들 역시 대부분의 노래를 '떼창'하면서 공연을 즐겼고, 힙합 스웨그를 함께 완성했다.
세트 리스트 전곡이 솔로곡이었다. 라비는 그간 빅스로서 부른 노래를 편곡하거나 다른 가수의 곡을 커버하지 않고, 자신의 아이덴티티가 묻어나는 트랙들로 하나의 공연을 오롯이 채웠다. 특히 지난 5일 발표한 두 번째 미니앨범 '룩북'의 수록곡 중 거의 대부분이 라이브 무대로 펼쳐졌다. 사흘 간 이어진 공연의 마지막 날이었음에도 열기는 뜨거웠다.
'룩북' 프로젝트의 연장선답게 스타일리쉬한 분위기가 전해졌다. 콘서트에 앞서 '룩북' 앨범의 타이틀곡 '턱시도(TUXEDO)'로 활동하면서 라비는 패션이라는 키워드를 다각도로 표현했다. 예술적인 키워드와 트렌디한 스타일은 3분의 무대가 아닌 2시간의 공연을 통해 더욱 잘 나타났다. 명품 브랜드의 무대 의상보다 힙한 무대매너가 더 스타일리쉬했다.
그간 라비는 음악을 통해 아이돌과 래퍼로서의 자아를 구분해왔다. 이번 솔로 콘서트에서의 라비 또한 자전적인 이야기를 랩으로 쏟아내면서 콘셉츄얼한 빅스의 단독 공연과 확실한 차별화를 꾀했다. 8년차 아이돌이자 확실한 입지를 다지고 있는 솔로 래퍼로서 라비는 자신의 이야기를 녹여낸 곡들을 선곡했고, 이는 어떤 방법보다 큰 교감을 불렀다.
오프닝을 열면서 라비는 "다양한 콘셉트의 룩북을 보여드리려고 다채롭게 준비했다. 저도 여러분도 다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망나니가 돼보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벌써 세 번째 솔로 콘서트를 여는 만큼 라비는 "점점 더 나은 공연을 만들고 싶어서 많이 고민했다. 특히 이번 '룩북'은 책임감을 갖고 디테일을 신경 썼다. 재밌게 느껴달라"고 당부했다.
이런 책임감은 또 다른 측면에서도 드러난다. 라비는 "혼자 공연을 하게 되면 여러분의 하루를 책임진다는 생각에 더 최선을 다하고 버티게 된다. 이 곳을 패션위크로 만들겠다"며 치열한 에너지의 원동력을 귀띔했다.팬들 또한 '삼천 청하'로 변신해 '떼창'으로 라비의 열정에 화답했다. 라비 또한 공연 중간중간에 토크 타임을 자주 갖고 소통을 이어갔다.
화려한 게스트 라인업도 공연을 더욱 풍성하게 했다. 쿠기는 '페이백', 콜드베이는 '프라이팬', '파블로프의 개', '녹는 점', 오르내림은 '페이데이', 쎄이는 '레이어드', 박지민은 '너바나' 무대를 통해 각각 라비와의 케미스티리를 마음껏 발산했다. 특히 빅스 켄은 공연 후반부 '로즈' 무대를 함께 선보이면서 빅스의 의리를 자랑하고 팬들의 큰 환호를 받았다.
한편 라비는 오는 4월 6일 대만, 5월 10일 뉴저지, 12일 아틀란타, 15일 달라스, 18일 로스앤젤레스 등에서 해외 투어를 진행하며 '룩북' 프로젝트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호연 기자 ho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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