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이달 초 판교에 600대 비치
앱으로 찾아서 아무데나 반납 편리
전기 구동해 출퇴근 땀 흘릴 일 없어
요금 비싸고 안전모 지참은 불편
“다양한 요금제와 안전모 할인 등 검토”
판교테크노밸리에는 요즘 노란 자전거가 부쩍 눈에 띈다. 판교역에서부터 각 회사까지 대중교통이 불편한 판교 직장인들을 위해 이달 6일 카카오모빌리티가 선보인 전기자전거 ‘카카오T바이크’다.
대중교통이 미치지 않는 곳을 위한 중단거리 이동수단으로 판교와 인천 연수구에 각 600대와 400대를 비치했다.
20일에도 거리를 달리는 노란 자전거를 쉽게 볼 수 있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고, 백견이 불여일행’이라고 한 번 시승해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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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T바이크를 처음 이용하는 경우 보증금 1만원을 결제해야 한다. 이전에 ‘카카오T’앱에 카드를 등록해 놓은 적이 있어 바로 결재하고 자전거를 찾아 이용할 수 있었다. 엡에서 자전거에 부착된 QR코드를 촬영하면 잠금장치가 해제된다.
페달을 밟자 전기모터가 작동했다. 기계음이 나기 시작하며 속도가 붙었다. 힘을 들이지 않고도 쉽게 출발이 가능했다. 점차 익숙해져 속도를 올리고자 페달을 더 세게 밟았으나 일정 속도를 초과하자 힘이 전달되지 않고 헛도는 느낌이 들었다. 카카오 T바이크 측은 “안전을 위해 시속 20km 이하로 주행하도록 설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속도 제한에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충분한 속도였다.
판교 이노벨리에서 출발해 판교역까지 왕복하는 데 25분이 소요됐다. 핸드폰 네비게이션앱 상으로 약 3㎞ 거리에 왕복 12분이 소요된다고 돼 있었다. 하지만 교통 신호, 보행자, 주행차량 등의 교통 상황을 고려하다 보니 두 배 가량 시간이 흘렀다.
이용하는데 약간의 불편이 있었다. 카카오T바이크는 네비게이션 서비스를 지원하지 않아 길을 찾는데 애로사항이 있었다. 스마트폰 거치대도 없어 한 손으로 핸들을 잡고 다른 쪽 손으로는 핸드폰을 든 채 길을 확인해야 했다. 그러나 한 손으로 운전하기에는 위험해 주행 중간 멈춰서 네비게이션앱을 들여다 봐야했다.
이노벨리 근처 보도블록에 주차해 자전거의 잠금장치를 잠그는 것으로 주행이 끝났다. 앱 사용설명서에 따르면 자전거는 이용과 보행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원하는 위치에 반납하면 된다. 이점은 서울 공용자전거 ‘따릉이’와 비교해 굉장히 편리했다.
이용기록 화면을 보니 총 25분을 사용해 1,500원의 이용료가 청구됐다. 1,000원의 기본요금에 5분마다 500원씩 1,500원이 추가됐다. 카카오T바이크를 처음 이용해 1,000원 할인 받은 것을 제하면 왕복 2,500원이다.
판교에 있는 엔터테인먼트 회사에 다니는 이모(26)씨는 이전 직장이 상암에 있던 터라 ‘따릉이’와 카카오T바이크를 비교 평가했다. 이 씨는 “따릉이는 전기자전거가 아니라 힘이 많이 들지만 카카오T바이크는 전기 자전거여서 출근길에 땀 흘릴 일이 없었다”면서 “또 원하는 위치에 반납할 수 있어서 편하다”고 말했다.
카카오T바이크를의 불편함에 대해서는 “따릉이는 요금제가 다양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카카오바이크는 조금 비싼 것 같다”고 비용 문제에 불만을 제기했다.
실제 서울시의 ‘따릉이’는 1일부터 1년까지 다양한 요금제가 마련돼 있다. 1개월 정기권의 경우 기본요금은 5,000원으로 60분의 대여시간이 주어진다. 대여 시간을 초과하면 30분마다 1,000원이 과금 된다. 1개월 정기권을 구매한 후 하루 30분을 이용할 경우 월 600분(주5일x4주)을 이용하게 돼 2만3,000원이 든다.
반면 카카오바이크는 이용할 때마다 결제해야 하기 때문에 출퇴근 모두 이용하면 하루 두 번 결제해야 한다. 만약 기자가 앞서 이동한 경로를 이용했을 때, 편도1,000원(15분 이하 이용)원, 왕복 2,000원으로 한달(주5일x4주) 4만원이 소요된다. 만약 기본 시간인 15분에서 1분이라도 초과하면 하루 1,000원의 요금이 추가돼 요금이 6만원까지 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자주 이용하는 사람들을 위한 월 정액제와 같은 다양한 요금제의 도입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카카오T바이크의 안전규정이 실질적으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었다. 광고 업계에 종사하는 송모(24)씨는 “판교테크노벨리에서 카카오바이크를 이용하는 직장인을 많이 볼 수 있었지만 안전모를 쓰는 사람은 전혀 볼 수 없었다”면서 “누가 안전모를 갖고 다니며 자전거를 이용하겠느냐”며 쓴소리를 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휴대폰 거치대 등 불편사항은 추후 여론을 감안해 도입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면서 “현재 다양한 요금제를 검토 중이고 안전모도 구입 시 할인혜택 등을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올 하반기 정식 출시에 맞춰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고 카카오T바이크도 3,000대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글ㆍ사진=권경연(단국대) 인턴기자 pangy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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