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마음은 서해로 향했다”… SNS에 추모의 글 남겨
황교안 “北 눈치 보느라”… 한국당, 정경두 국방 해임건의안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4회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에 불참했다. 대신 페이스북 등을 통해 제2연평해전과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에 희생된 서해수호 55 용사를 기렸다.자유한국당 등 야권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불참한 문 대통령을 향해 “북한 눈치보기”라고 성토하면서 ‘안보 정당’ 이미지 부각에 주력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바다를 지키며 산화했지만 바다와 함께 영원히 기억될 젊은 용사들의 이름을 떠올려 본다”며 “제2연평해전의 영웅 윤영하 소령과 다섯 장병, 천안함 46용사와 연평도 폭격으로 전사한 서정우 하사와 문광욱 일병, 우리의 소중한 아들들을 깊이 추모한다”고 밝혔다.
이날 로봇산업 육성전략 보고회 참석 등 일정으로 대구를 찾은 문 대통령은 “마음 한쪽은 서해로 향했다”면서 “우리는 그 어떤 도발도 용서할 수 없으며, 힘에는 힘으로 더 강력히 응징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싸우지 않고 이길 수 있다면 그 길을 선택하겠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어떤 순간에도 생명의 소중함을 잊지 않겠으며, 평화의 바다가 용사들의 희생 위에 있다는 것을 가슴 깊이 새기겠다”고 다짐했다.
서해 수호의 날(3월 넷째주 금요일)은 제2연평해전과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도발 등 북한의 3대 무력 도발을 잊지 말자는 취지로 2016년 제정됐다. 이날 기념식에는 문 대통령을 대신해 이낙연 국무총리가 참석했다. 이 총리는 기념사에서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만들자는 남북 정상 합의가 올해 하나씩 현실이 되고 있다”며 “용사들의 거룩한 희생에 보답하는 길도 항구적 평화 정착”이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지난해에도 해외순방 중인 문 대통령을 대신했다.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선 지난해 추미애 전 대표가 참석한 것과 달리 이해찬 대표는 이날 불참했다.
한국당은 문 대통령의 2년 연속 기념식 불참을 성토했다. 황교안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 참석을 기다렸을 유가족들이 얼마나 실망했을지 참으로 안타깝고 슬픈 마음”이라며 “북한 눈치를 보느라 대통령이 불참한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국가에도, 국민에도 불행한 일”이라고 했다. 4ㆍ3 재보궐 선거 지원을 위해 경남 창원에 상주하는 황 대표는 2017년에 이어 올해도 기념식에 참석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전 대표도 참석한 뒤 문 대통령 불참을 두고 “부끄럽다”고 페이스북에 썼다.
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천안함 추모 배지를 달고 의원총회장에 들어서 눈길을 끌었다. 순직한 장병들의 이름을 한 명씩 부르는 롤 콜(Roll Call) 행사를 하며 기렸다. 이어 정경두 국방장관의 해임 건의안도 냈다. 정 장관이 지난 20일 대정부질문에서 서해 수호의 날 의미에 관한 물음에 “서해상에서 발생한 불미스러운 충돌”이라 답한 것을 문제 삼았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북한 도발은 온데간데 없고 쌍방과실에 의한 충돌이란 단어를 쓴 것은 국방장관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대한민국 수호 예비역장성단’도 정 장관의 ‘불미스러운 충돌’ 발언 등을 문제 삼으며 사퇴를 촉구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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