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 프로포폴 의혹’ 조사에 나선 경찰이 진료기록 확보에 실패함에 따라 강제수사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22일 경찰은 서울 청담동 H성형외과에서 이틀째 이부진(49) 호텔신라 사장에 대한 진료기록 등 제출을 요구했다. 병원은 이를 거부했다. H성형외과 측 유영호 변호사는 “의사는 환자 진료 정보를 공개할 수 없고 특히 진료기록부는 법원의 영장 없이는 제공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이번 현장점검은 의료법 61조에 따라 진행되는 것으로 불응하면 행정처분 및 과태료 처분이 가능하다”고 재반박했다.
지난 20일 비영리인터넷언론 뉴스타파가 이 병원에서 간호조무사로 일했던 A씨의 주장을 토대로 ‘2016년 이 사장이 상습적으로 프로포폴을 맞았다’고 보도하자, 이 사장 측은 ‘치료를 위해 병원에 간 적은 있으나 불법 투약은 없었다’고 부인했다. H성형외과가 있는 관할 강남경찰서는 곧 내사에 착수했으나 다음날인 21일 경찰은 이 사건을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에 넘긴 뒤 광수대 경찰관과 강남보건소 직원 등을 H성형외과에 보냈다.
보건소 직원을 앞세운 것은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빠른 자료 확보가 필요한 만큼 관할 지역 병원에 대한 현장점검이라는 형식을 취하기 위해서였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경찰이 마약류에 대대적인 단속을 진행하는 상황에서 터져 나온 사건이라는 점을 감안해 최대한 빨리 수사에 나선 것”이라며 “압수수색 영장을 받을 시간도 부족하고 A씨도 위축되어 있는 상황이어서 현장점검 형식으로 진행했다”고 말했다. 병원이 거부 의사를 밟힌 데 대해 “조만간 자료 확보를 위한 절차에 들어가려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압수수색 영장을 받으려면 범죄 혐의에 대한 어느 정도 소명이 있어야 해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보인다. 방승환 변호사는 “프로포폴 투약 혐의를 수사하려면 병원의 진료기록부와 마약류 관리대장 등을 먼저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 말했다.
한편, 뉴스타파는 이날 A씨가 강남경찰서에다 지난해 7월 이미 이 사안을 제보했으나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추가로 보도했다. 당시 경찰이 내사를 벌였으나 병원의 다른 직원이 부인하자 수사가 흐지부지됐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의혹 신고를 받은 사실이 있지만, 제보자가 구체적인 자료나 증거를 제시하지 않아서 사건을 더 진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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