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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계규 화백의 이 사람] ‘김학의 스캔들’ 이번엔 진실의 퍼즐 맞출까

입력
2019.03.23 04:4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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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이렇게 될 줄 아무도 몰랐다. 6년 전인 2013년 조금 엽기적이긴 하지만 돈 좀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있을 법한 치정 사건 수사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된 동영상CD에서 ‘별장 성접대 사건’이 터져 나왔다. 이 CD에는 건설업자 윤중천씨가 강원 원주의 한 별장에서 여러 여성과 문란한 파티를 벌이는 방식으로 유력인사들에게 성접대를 하는 장면들이 담겼다. 거론되는 여러 유력 인사 가운데 한 명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었다. 김 전 차관은 의혹을 부인했으나 경찰은 조사에 착수했고, 박근혜 정권 초창기 첫 법무차관이었던 김 전 차관은 임명 6일 만에 자진 사퇴했다. 이어진 수사에서 김 전 차관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젠 다 끝난 줄 알았는데, 지난해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가 재조사 대상으로 선정하면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당시 검ㆍ경의 부실수사,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 의혹이 제기되면서 검찰의 재수사 가능성이 거론된다. 검ㆍ경 다 빼고 특별검사가 필요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김 전 차관은 2013년 차관 사퇴 때 “자연인으로 돌아가 반드시 진실을 밝혀 엄중하게 책임을 묻고 명예를 회복할 것”이라 했다. 하지만 그 뒤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지난 15일 과거사위의 조사 실무기구인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 소환에도 불응했다. 반면 피해여성들은 “윤중천씨를 모르고, 별장에 간 적도 없다”는 김 전 차관의 주장을 예전보다 좀 더 적극적으로 반박하고 있다. 검찰은 과연 ‘제 식구 감싸기’란 오명을 벗고 진실을 드러낼 수 있을까. 김 전 차관이 말했던 진실과 책임, 그리고 명예는 무엇일까.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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