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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일상부터 서킷까지 함께 할 수 있는 존재, 캐딜락 CTS 프리미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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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일상부터 서킷까지 함께 할 수 있는 존재, 캐딜락 CTS 프리미엄

입력
2019.03.22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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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3월, 캐딜락 CTS와 함께 했다.

그리고 그 장소는 여느 때와 사뭇 다른 곳으로 했다. 바로 국내에서 가장 드라마틱하고 드라이버를 절로 긴장하게 만드는 강원도의 서킷, 인제스피디움으로 했다. 화려한 황혼과 같은 지금 이 순간, 캐딜락 CTS는 인제스피디움이라는 무대 위에서 어떤 결과를 남기고 돌아올 수 있을까?

주행의 시작과 함께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짓이겼다.

서킷을 위한 캐딜락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캐딜락 CTS는 매력적인 스포츠 세단이지만, 사실 서킷을 위한 존재는 아니다. 이번 일정에 동행한 절대적 존재, 캐딜락 CTS-V라면 또 모르지만 캐딜락 CTS는 말 그대로 ‘스포츠 세단’일 뿐이지 서킷을 집어 삼키고, 물어뜯는 그런 존재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스포츠 세단이라는 타이틀을 앞세우고 있다면, 일반 도로가 아닌 서킷에서도 선 굵은 특유의 드라이빙을 선보일 수 있어야 하고, 서킷이라는 혹독한 상황에서도 자신이 갖고 있는 출력을 100% 발휘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캐딜락 CTS는 스스로의 장벽을 뛰어넘을 준비가 끝났을까?

캐딜락 CTS

어느새 3세대를 맞이한 캐딜락 CTS는 BMW 5 시리즈, 메르세데스-벤츠 E 클래스 등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중형 세단의 영역을 담당하는 모델이다. 기존 2세대 대비 한층 늘어난 전장(4,965mm)과 각각 1,835mm와 1,440mm의 전폭, 전고를 갖춰 사실, 서킷과는 그리 어울리지 않은 ‘체급’을 보유하고 있다.

참고로 2세대 CTS의 비좁은 2열 공간의 아쉬움을 달래는 듯한 2,910mm의 휠베이스는 3,908km과 총 19개의 드라마틱하고 테크니컬한 코너로 구성된 인제스피디움에서는 그리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도 캐딜락의 최신 기술이 집약된 만큼 제법 거대한 체격에도 불구하고 공차중량은 1,675kg에 불과해 서킷에서의 움직임에 둔중함은 없을 것 같았다.

편견을 타파한 존재

흔히 많은 이들이 미국차에 대한 불신 혹은 편견 같은 것이 있다. 연비가 좋지 않거나 코너링 퍼포먼스가 좋지 않다거나 하는 등의 그런 것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캐딜락 CTS는 소비자들의 잘못된 불신, 편견 등을 정면으로 타개하는 모델 중 하나다.

사실 시승을 해보면 알겠지만, ‘달리게 만드는 그 존재’를 억제할 수 있다면 연비도 동급의 유럽 차량과 큰 차이가 없고, 코너링 부분에서는 그 손 맛은 모르더라도 실제적인 우위를 손쉽게 점하는 것이 바로 CTS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번 인제스피디움의 주행을 앞두고 제법 기대할 수 밖에 없었다.

272마력과 40.7kg.m의 토크를 내다

글로벌 시장에서 캐딜락 CTS에는 다양한 엔진을 탑재하지만 국내에서는 단 하나의 엔진, 그것도 ‘CTS 엔진 라인업 중 가장 엔트리 사양’의 엔진이 탑재된다. 솔직히 말해 이 부분은 아쉬운 부분이고 또 V6 사양에 대한 기대감, 혹은 호기심이 여전하다.

다만 그러한 엔진도 이미 272마력과 40.7kg.m의 토크를 내며 ‘여느 스포츠 세단’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거나 혹은 그들을 압도하고 있는 모습이다. 여기에 8단 자동 변속기를 통해 후륜으로 출력을 전달한다. 이를 통해 캐딜락 CTS는 출중한 가속력을 뽐내며 공인 연비 또한 복합 기준 10.5km/L(도심 9.3km/L 고속 12.5km/L)의 효율성을 갖췄다.

캐딜락 CTS, 인제스피디움을 달리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서킷을 달리는 데에는 출력은 그리 큰 의미가 아니다. 정확히는 출력도 서킷을 달리는 데 큰 영향과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지만, ‘경쟁’의 의미가 아닌 이상 드라이빙의 완성도와는 별개의 성능 영역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홀로 인제스피디움을 나선 이번 주행에서 캐딜락 CTS에게 기대하는 건 ‘단순히’ 경쟁자를 압도하는 출력 기반의 성능 구현이 아닌, 출력을 비롯해 변속기, 스티어링 휠 시스템, 서스펜션 시스템 그리고 브레이크 등 수 많은 요소들의 ‘절묘한 합’에 있었다.

인제스피디움의 마지막 코너를 타고 흘러 나오며 메인 스트레이트가 눈 앞에 들어오며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았다.

스포츠 모드에 ESC를 해제한 덕에 리어가 움찔거리지만 이내 자세를 다잡고 완만한 인제의 스트레이트를 질주한다. 폭발적인 출력이 아닌 만큼 그 가속력에 긴장할 일은 없겠지만 코너 직전 급낙하하는 코스 덕에 손에 힘이 들어간다.

기민하면서도 매끄러운 엔진의 반응, 캐딜락이라는 이릉에는 조금 어울리지 않지만 충분히 매력적인 4기통 엔진의 회전 질감, 그리고 충분히 스포츠 세단이라는 타이틀이 어울리는 가속력이 어우러지며 만족감을 높인다.

독특한 건 스포츠 세단임에도 속도에 대한 피드백이 노골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이는 프리미엄 브랜드의 정체성이자, 캐딜락의 오너가 주행 중에 ‘가벼워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한’ 캐딜락의 배려일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스릴에서 전해지는 ‘즐거움’은 다소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나 반대로 드라이버는 그 어떤 차량을 다룰 때보다 심리적인 여유가 생겨, 차량 조작이 더욱 정교해진다. 덕분에 급작스러운 코너를 마주하더라고 CTS와 드라이버는 당황하지 않고 그 다음을 준비할 수 있다.

8단 변속기는 제 몫을 다한다. 업시프트는 어떤 상황에서도 여느 듀얼 클러치 변속기보다 빠른 편이고 토크 컨버터 특유의 부드럽고 매끄러운 변속감을 자랑한다. 덕분에 기민한 가속은 물론이고 정속 주행 시 낮은 RPM을 통해 여유롭고 편안한 드라이빙이 더욱 강조된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을 것이다. 구조 상 다운시프트가 다소 소심하고, 이로 인해 변속 충격에서 오는 스릴은 부족하지만 이는 드라이빙의 성과와는 상관이 없는 ‘감성’의 영역인 만큼 기술적으로는 서킷을 달리기 충분하다.

서킷의 꽃은 코너링에 있고, CTS 또한 코너링에서 강한 면모를 드러낸다.

흔히 미국 차량이라고 한다면 코너링 퍼포먼스에서는 미약할 것이라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애석하게도 이는 최근에 빠르게 ‘박살’이 나고 있는 편협한 주장이다. 이미 미국의 스포츠카들이 유럽의 스포츠카들보다 더욱 우수한 코너링 퍼포먼스를 뽐내고 있으며, 실제 몇 대의 캐딜락과 GM의 차량들이 미 본토는 물론이고 유럽의 뉘르부르크링에서 그 위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러한 배경 덕인지 캐딜락 CTS의 움직임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스티어링 휠의 작은 조향에는 차량이 크게 반응하지 않아 일상적인 주행에서도 스트레스가 적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서킷에서는 조금 이야기가 달라진다. 극단적인 반응성과 노골적인 조종성을 드러내는 건 아니지만, 서킷에서 스티어링 휠을 강하게 돌리자 어느새 여느 스포츠세단, 그리고 운전자가 기대하는 수준에서의 움직임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게다가 캐딜락의 자랑이라 할 수 있는 MRC(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이 부재한 사양임에도 불구하고 기대 이상의 포용력을 갖춰 노면에서 올라오는 충격은 정말 부드럽게 잘 걸러내는 서스펜션도 매력적이다. 실제 일반적인 주행 템포에서는 부드러운 편이지만, 속도를 높이고 차량을 긴장시키는 주행을 펼치면 이내 탄탄하게 버티고 또, 다음의 코너를 준비하는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드라이빙을 위한 공간

모노톤으로 다듬어진 대시보드와 고유의 질감이 잘 드러나는 카본파이버 패널, 다크 크롬 가니시 등을 더해진 실내 공간은 우수한 균형감은 물론이고 드라이빙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운전석을 아미 콕핏의 형태로 다듬은 것이 좋은 예이며 고해상도의 디지털 계기판과 우수한 터치감의 CUE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그리고 리어 뷰 카메라 미러 등의 요소들을 통해 그 만족감을 더욱 높인다. 특히 리어 뷰 카메리 미러는 서킷에서도 여전히 넓고 여유로운 후방 시야를 보장했다.

1열 시트에 몸을 맡기면 단단한 시트 쿠션 감각과 함께 우수한 홀딩 능력을 느낄 수 있다. 여기에 허벅지 쿠션을 연장할 수 있는 트리거를 갖춰 이상적인 드라이빙 포지션 구현에 집중했다. 이와 함께 낮은 시트 포지션과 스티어링 휠의 틸팅 및 텔레스코픽 기능 또한 기대 이상의 모습이다. 개인적으로는 다른 무엇보다 충분히 낮은 시트 높이라 그 만족감이 더 높았다.

서킷에서 할 이야기는 아니지만 3세대 CTS는 사실 충분히 ‘패밀리카’로 활용될 수 있을 공간을 마련했다. 아주 만족스러운 편은 아니지만 2열 공간은 동급의 경쟁 모델들과 비슷한 수준의 레그룸을 마련했다. 여기에 착좌감이 우수한 2열 시트를 적용해 그 만족감을 높은 편이다. 다만 헤드룸이 다소 협소한 편이라 키가 큰 탑승자는 다소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그렇게 한참을 달리다

캐딜락 CTS의 특성을 분석하고 또 성능을 가늠하며 어느새 수 랩을 달렸다. 하지만 놀랍게도 캐딜락 CTS는 자신이 갖고 있는 우수한 제동 성능을 꾸준히 유지하는 모습이었다. 사실 일반적인 양산 차량의 경우에는 서킷 주행에서 제동력이 제대로 유지되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캐딜락 CTS는 경쟁자들보다 훨씬 꾸준히, 강력하게 제동성능을 확보하며드라이빙의 품질 자체를 확실히 끌어 올렸다.

엣지 넘치는 캐딜락 CTS

캐딜락 CTS와의 인제스피디움 주행은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캐딜락 특유의 엣지 넘치는 디자인과 시크하면서도 고급스러운 공간을 갖췄다. 그리고 여기에 시장의 경쟁 모델들을 압도하는 요인들까지 대거 품은 모델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킷이라는 다소 어려운 무대를 훌륭히 달렸으니 그 가치를 더욱 높게 언급해야 할 것 같았다.

그런 의미에서 캐딜락 CTS는 이제 황혼기에 접어든 존재지만 여전히 드라이빙의 가치,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는 최고의 선택지이자, 앞으로의 캐딜락을 기대하게 만드는 존재일 것이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촬영협조: 인제스피디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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