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이 35년간 성장하면서 협력기업 여러분의 매출 비중도 매년 이에 비례해 증가하고 있습니다. 여러분과 함께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여 공동의 성과 창출을 통한 지속가능 성장을 실현하고자 합니다.”
21일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에서 이효율 풀무원 총괄CEO는 협력업체들과의 동반성장 의지를 피력했다. 이날 풀무원은 풀무원식품(신선식품 제조∙판매기업)과 풀무원푸드머스(식자재 유통기업)의 60개 협력기업 대표 및 임직원 등 100여명을 초대해 ‘2019 풀무원 베스트파트너스 데이’를 개최했다. 지난 2007년부터 시작해 벌써 13년째 이어오는 자리다.
풀무원 측은 “‘2019 풀무원 베스트파트너스 데이’는 풀무원 전략구매실이 주관하여 협력기업들이 곧 풀무원의 자랑이자 함께 나아가는 동반자라는 의미를 담아 ‘Proud of U(you)’라는 주제로 진행됐다”고 전했다.
풀무원은 이날 사업 전략과 비전도 공유하며 동반성장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풀무원은 그간 협력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교육과 훈련 세미나, 풀무원 연구원 파견 지원, 금융 지원, 상생결제 시스템 확대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올해는 추가로 식품안전 역량강화, 상생협력 펀드 조성, 건강검진 복리후생 지원, 소비자중심경영(CCM) 인증 및 공정거래자율준수(CP) 도입시 컨설팅 지원 등 신규 프로그램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처럼 풀무원은 그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동반성장이나 상생이란 단어가 어색하지 않다. 지금으로부터 64년 전인 1955년 풀무원의 농장 설립자 고 원경선 원장은 경기 부천에 1만평(약 3만3,000㎡)의 땅을 개간하고 ‘협동농장’을 세웠다. 한국전쟁의 폐허는 회복되지 못했고 먹고 살기조차 힘든 시기였다. 전쟁고아와 노인, 장애인들이 농장에 모였다. 이렇게 같이 농사 짓고 나누어 먹는 생활공동체 ‘풀무원’이 탄생했다. 풀무원은 이를 두고 “풀무원의 뿌리인 이웃사랑과 생명존중 정신”이라고 말한다.
1970년대 후반에는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법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정신은 그의 자녀에게 전해졌다. 1981년 아들 원혜영씨는 서울 압구정동에 작은 채소 가게를 열고 ‘풀무원농장 무공해농산물 직판장’이라는 간판을 걸었다. 깨끗하고 건강한 먹거리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갔다. 3년 뒤 원씨는 친구 남승우씨와 함께 ‘풀무원식품’을 설립한다. 후에 남승우 대표만 남아 풀무원의 독자경영을 시작한다.
그는 두부, 콩나물 등 전통식품에서 시작해 신선식품, 건강기능식품, 친환경식품 유통, 반려동물 먹거리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이후 풀무원식품과 풀무원푸드머스를 비롯해 유기농ㆍ친환경식품 유통매장 운영기업 ‘올가홀푸드’, 종합생활서비스기업 ‘풀무원푸드앤컬처’, 건강식품 및 생활용품기업 ‘풀무원건강생활’ 등의 계열사도 두고 있다.
남 대표는 “65세에 물러나겠다”고 돌연 공언을 하고는, 지난해 이효율 현 총괄CEO에게 자리를 넘겨주고 은퇴했다. 33년간 기업을 이끌며 눈부신 성장을 이뤄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풀무원의 성장은 품질과 유통, 연구개발이 낳은 결과다. 1988년 식품 첨가물 사용에 대한 원칙을 세우고, 대학교수 등 외부 인사로 구성된 과학위원회를 만들었다. 우리나라 최초로 ‘유기농 인증제도’를 도입하고, ‘친환경인증제도’, ‘우수농산물관리인증제도’(GAPㆍGood Agriculture Practices)를 시행했다.
풀무원은 “식품의 특성상 품질은 유통에서 판가름 난다”는 원칙하에 현재 ‘콜드 체인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고객에게 신선하고 안전한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 만든 냉장 유통 체제다. 1990년대에는 부산, 대구, 광주 등 주요 도시에도 냉장 물류 센터를 세웠다. 풀무원의 전국 저온 물류 거점은 18개에 달한다. 2011년에는 냉장‧냉동 설비와 물류 시스템을 갖춘 국내 최대 저온 자동화 물류센터인 음성물류센터를 완공했다. 축구장 6개 규모다. 풀무원 측은 “이러한 노력으로 풀무원은 불과 30여년 만에 연매출 2조원, 직원 1만명의 건실한 중견기업으로 도약했다”고 설명했다.
강은영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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