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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완 “함께 한 이들 위로하고 싶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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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완 “함께 한 이들 위로하고 싶었죠”

입력
2019.03.22 04:40
수정
2019.03.22 08:52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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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앨범 ‘사랑해요’ 발매

5월29일까지 공연 ‘수요 동화’도

“창작? 허물 수 있는 용기가 중요”

드라마 ‘내 사랑 치유기’ 촬영 때 깜짝 공연도

가수 김창완은 “내 음악은 음악이라 불리기엔 초라한 선율”이라고 말했다. 40여 년 동안 음악을 하며 대중음악에 꽃을 피운 그는 자신의 음악을 “동화”에 비교했다. 서재훈 기자
가수 김창완은 “내 음악은 음악이라 불리기엔 초라한 선율”이라고 말했다. 40여 년 동안 음악을 하며 대중음악에 꽃을 피운 그는 자신의 음악을 “동화”에 비교했다. 서재훈 기자

드라마 촬영장에서 ‘깜짝 공연’ 연 이유

“이 말을 꼭 하고 싶었어요 사랑한다고”. 지난해 12월 24일 경기 고양시 MBC드림센터. 가수 김창완은 드라마 ‘내 사랑 치유기’ 촬영장에서 작은 공연을 열었다. 동료 배우뿐 아니라 고생하는 촬영 스태프들에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 직접 만든 노래 ‘이 말을 하고 싶었어요’를 통기타로 연주했다. 김창완이 90여 분 동안 꾸린 ‘치유기 콘서트’엔 스태프의 가족도 초대됐다고 한다. 촬영 현장에서 함께 땀을 흘린 이들이 일을 넘어 삶의 연대를 확인하는 축제였던 셈이다. “드라마 촬영 현장 열악하잖아요. 그 속에서 함께 한 이들에 위로를 전하고 싶더라고요.”

최근 서울 수색동 한 카페에서 만난 김창완은 “촬영 후 감독과 식사하다 ‘다 같이 노래라도 부르면서 끝났으면 참 좋겠다’고 나눈 말”에서 이벤트가 시작됐다며 웃었다. 국내 대중음악에서 서정성을 다져 하나의 산맥을 이룬 김창완의 음악은 문턱이 없었고, 보통 사람을 향했다.

통기타로 들려준 위로

김창완은 ‘이 말을 하고 싶었어요’를 다른 두 노래와 엮은 새 앨범 ‘사랑해요’를 지난 5일 냈다. 화려하고 차가운 전자음악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노장은 정반대의 길을 간다. 단출한 통기타 한 대로 김창완이 나직하게 읊조린 노래들은 평온하고 따사롭다. 청춘과 순수의 상징 같았던 그도 어느덧 이순(60세)의 중턱을 넘어섰다. 노래 ‘먼길’과 ‘이제야 보이네’는 위대한 꿈과 사랑을 갈구하다 오히려 지친 이들에 띄운 음악 편지다. 김창완은 “날 있게 한 것은 결국 어머니, 동료의 작은 사랑이었다”며 “우리 가까이에 있는 사람의 슬픔이나 고통에 귀 기울이며 작은 사랑을 실천하고 작은 사랑에 감사하자는 마음에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김창완은 ‘먼길’에서 “사는 게 이런 거겠지 내가 묻고 내가 대답하고”라고 노래한다. 먼 인생길을 걸어온 이의 마음이 엿보인다. 1977년 록밴드 산울림으로 데뷔해 모든 앨범 표지를 직접 그린 김창완은 이번 앨범 표지 디자인을 직접 했다. 모난 곳 없이 원색으로 채워진 ‘사랑해요’란 글귀가 동화책 그림 같다. 김창완이 창작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허물 수 있는 용기”다.

42년째 라디오… 자전거로 출퇴근

음악을 들으면 어디로 튈지 모를 럭비공 같지만, 김창완은 한결같다. 그는 1978년부터 41년째 라디오를 진행하고 있다. SBS 라디오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의 오프닝 인사말도 18년 동안 한번도 빠짐 없이 직접 썼다. 그는 방송사에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한다. 서울 반포동에 있는 집에서 방송사가 있는 목동까지 21㎞를 매일 달린다.

수필집 ‘안녕, 나의 모든 하루’(2016) 등을 쓴 김창완은 이야기꾼이다. 그는 라디오에서 상담 코너 ‘디어, 엉클 창’을 이끌며 직접 청취자에 손글씨로 엽서를 보내 소통하기도 한다. 이 코너 이름은 김창완이 어려서 즐겨 본, 한국일보 영어 상담 기사인 ‘디어 애비’에서 모티프를 따 왔다고 했다.

김창완은 요리를 즐겨 한다. 하지만 요즘 “요리를 뚝 끊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서울 삼성동 마리아칼라스홀에서 지난 20일부터 시작해 5월29일까지 매주 수요일에 이어질 공연 ‘수요 동화’에 전념하기 위해서란다. 김창완은 ‘수요 동화’에서 관객들에게 어떤 얘기를 들려줄까.

“우선 미세먼지를 잘 극복해야 할 것 같아요(웃음). 솔로 1집 ‘기타가 있는 수필’(1983)을 3시간 30분 동안 한 번에 녹음해 완성했거든요? 이번 공연이 마치 그때 작업처럼 설레요. 이번엔 이야기꾼으로서 한 번 다가가 보려고요.”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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