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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기업이 미래다] 가온셀, 산업 지게차도 5분이면 충전… 20년간 수소엔진 개발 한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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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기업이 미래다] 가온셀, 산업 지게차도 5분이면 충전… 20년간 수소엔진 개발 한우물

입력
2019.03.25 04:40
수정
2019.03.27 11:16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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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지게차 상용화 준비하는 ‘가온셀’

장성용 가온셀 대표가 전북 완주군 봉동읍 전주과학산업연구단지 내 부설연구소를 둘러보며 환하게 웃고 있다. 20년 가까이 수소 연료전지를 개발해온 가온셀은 곧 수소지게차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가온셀 제공
장성용 가온셀 대표가 전북 완주군 봉동읍 전주과학산업연구단지 내 부설연구소를 둘러보며 환하게 웃고 있다. 20년 가까이 수소 연료전지를 개발해온 가온셀은 곧 수소지게차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가온셀 제공

‘수소경제’가 화두다. 석탄과 석유에 의존했던 에너지원을 수소로 바꿔 경제성장의 동력으로 삼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강력하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올해를 도약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다짐하는 기업이 있다. 20년 가까이 수소 연료전지 개발이라는 한 우물을 판 ‘가온셀’이다.

가온셀은 ‘프로파워’에서 얼마 전 사명을 바꿨다. 지난 2월 취임한 장성용(59) 가온셀 대표이사는 “’가온’은 순우리말로 ‘세상의 중심’이라는 뜻이다. 여기에 연료전지와 배터리를 다 아우르는 단어 ‘셀(cell)’을 합쳤다. ‘세상의 중심이 되는 전지’로 세계의 변화를 이끌겠다는 비전이 회사명에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1994년 설립된 프로파워는 원래 휴대폰 배터리팩 생산 업체였다. 리튬배터리 개발에 남다른 기술력을 보이며 당시 모토로라에 연간 최대 350만개의 배터리팩을 납품했다. 2000년 중반부터 고부가가치 제조 기업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하며 배터리팩 생산 공장은 중국으로 이전하고, 전북 완주군 봉동읍에 있는 전주과학산업연구단지 내에 부설연구소를 설립해 수소 연료전지 개발을 본격적으로 진행했다.

가온셀은 지난 2003년 물 97%와 메탄올 3%를 연료로 사용하는 직접메탄올연료전지(DMFC)를 개발했다. DMFC는 액체 상태의 메탄올과 공기 중의 산소를 반응시켜 전기와 물을 발생시키는 발전 장치다. 메탄올만 계속 공급하면 주변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고 24시간 발전이 가능하다. 가온셀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지난 2009년 DMFC와 리튬배터리의 장점을 각각 결합한 ‘DMFC 배터리 하이브리드 시스템’ 기술을 개발했다. DMFC에서 나오는 전기를 리튬배터리에 충전시키는 기술인데, 이게 바로 흔히 말하는 ‘수소엔진’이다.

전북 완주군 전주과학산업연구단지 내 부설연구소에 놓여 있는 수소지게차 앞에서 포즈를 위한 장성용 가온셀 대표. 가온셀 제공
전북 완주군 전주과학산업연구단지 내 부설연구소에 놓여 있는 수소지게차 앞에서 포즈를 위한 장성용 가온셀 대표. 가온셀 제공

이 수소엔진을 탑재해 상용화할 수 있는 제품 중 하나가 수소지게차다. 주변의 산업현장에서 주로 사용되는 전동지게차의 경우 8시간 배터리 충전 후 2~3시간만 사용 가능해 하루에 여분 배터리 2, 3개가 필요하다. 이에 비해 수소지게차는 5분만 충전하면 8시간 연속운전이 가능해 생산 효율성이 크게 올라간다. 장 대표는 “지게차 말고도 군수산업(야간 작전에 용이), 보안 장비(24시간 CCTV 가동 가능) 등으로 쓰임새가 다양하다”며 “전력 사정이 좋지 않은 오지에도 유용하며, 전력문제뿐 아니라 지구온난화로 심각해지는 환경문제까지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가온셀이 DMFC 기술을 진작 개발하고도 지금까지 상용화하지 못한 건 국내에 이 기술에 대한 표준 인증제도가 없었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국내 인증을 기다리는 동안 동남아시아 수출을 추진했다. 그는 “동남아에 가서 골프 카트 등에 수소엔진을 탑재해 시험 운행하고 시제품을 내놓아 호평을 받은 뒤 막상 계약하려고 하면 그쪽에서 KS 인증을 요구해 번번이 벽에 막혔다”고 토로했다.

다행히 최근 정부가 수소경제 관련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자리가 있었다. 가온셀의 어려움을 들은 정부는 곧바로 관련 부처에 DMFC 기술에 대한 KS 표준 인증제도를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장 대표는 5월이면 DMFC 인증이 나오고 수소엔진 상용화도 곧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 대표는 최근 정부에서 추진 중인 수소차량 시범 보급사업에 수소지게차가 포함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는 “서울시와 울산시, 전북 등 지방자치단체 중심으로 수소지게차 시범 보급사업이 추진 중인데, 중앙정부 차원으로 확대되면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 확보도 수월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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