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에서 30여년 근무한 패트릭 섀너핸 장관 대행
F-15기 구입 압력ㆍ737 맥스 추락 사고 관련 조사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장관 대행이 보잉사 부당 지원 의혹으로 내부 감찰을 받게 됐다. 국방부 감찰관실은 섀너핸 대행에 대한 시민단체의 진정이 접수됨에 따라 조사를 결정했고, 섀너핸 대행에게도 조사 착수 사실을 통지했다고 2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최근 보잉 787 맥스 8 기종의 추락과 운행 정지로 곤혹스러운 보잉에 또 한 가지 걱정거리가 생긴 셈이다.
감찰관실은 20일 “섀너핸 대행이 예전에 근무하던 보잉을 일방적으로 옹호하는 발언을 하고 경쟁자를 깎아내린 것이 업무윤리에 위배되는지에 대해 진정이 접수됐다”고 발표했다. 비영리 공익단체인 ‘워싱턴의 책임과 윤리를 위한 시민들’은 언론 보도를 인용해 “섀너핸 대행이 보잉의 경쟁사인 록히드마틴을 깎아내리고 공군의 의견에 반하는 F-15X 전투기를 더 구입하도록 압력을 넣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섀너핸 대행은 2017년 트럼프 행정부에 합류하기 전까지 30년 이상을 보잉에 근무했다. 하지만 섀너핸 대행은 국방부 부장관으로 근무하는 동안 군사적 조달이나 기술 채택, 해외 판매 등에서 보잉 측에 특혜를 줬다는 주장을 부인한 바 있다. 섀너핸 대행의 대변인인 조 부치노 중령은 “대행은 조사에 대해 전폭적으로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해충돌을 피하기 위해 국방부와 보잉 사이의 모든 협약은 적절한 관료에 의해 다뤄졌다”고 덧붙였다.
감찰관실이 묘한 시기에 보잉과의 유착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것이라는 소리도 나온다. 지난해 12월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이 사임하면서 공석이 된 장관 자리를 섀너핸 대행이 꿰차기 위해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명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조사가 대통령의 지명과 상원 인준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불분명한 것도 현실이다.
한편, 섀너핸 대행은 최근 787 맥스 8 기종 사고와 관련해서도 의심을 사고 있다. 그가 보잉에서 근무했던 30여년간 상업항공기 분야에서 일해왔기 때문이다. 리처드 블루먼솔(민주ㆍ코네티컷) 상원의원은 “최근 상원 군사위 청문회에서 섀너핸 대행은 모든 연루 의혹에 대해 조사에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섀너핸 대행은 청문회에서 “행정부 내 누구와도 이에 대한 대화를 한 적이 없으며 보고를 받은 적도 없다”고 관련성을 일축한 바 있다. 보잉 측 대변인은 셰너핸 대행이 회사와 관련된 모든 결정을 기피하기로 했던 결단에 대해 존경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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