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용 아닌 작전용 선으로 점검
단순 과실 확인, 정상운용하기로
18일 춘천 지역에서 항공기 격추용 중거리 지대공유도무기 ‘천궁(天弓)’이 비정상적으로 발사된 건 정비 요원들의 실수 때문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공군은 21일 ‘천궁 유도탄 비정상발사 조사결과’ 자료를 내고 “(천궁의) 비정상발사는 18일 오전 10시 38분쯤 연간 계획정비 일정에 따라 천궁 유도탄의 발사대 기능을 점검하던 중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1발당 15억원인 ‘한국형 패트리엇’은 당시 발사된 후 자폭했다.
사고 직후 국방과학연구소와 제조사인 LIG넥스원, 국방기술품질원 등이 참여하는 민관군 합동조사단을 꾸린 공군작전사령부는 현장조사와 관계자 진술, 모의시험 및 검증 등을 통해 정비작업 중 정비 요원들이 케이블 분리 및 연결 절차를 준수하지 않아 천궁이 오발된 것으로 파악했다.
공군 관계자는 “정비작업 때는 유도탄에 연결된 작전용 케이블을 분리하고 시험용 케이블을 연결한 후 점검해야 하나, 정비요원 간 의사소통이 명확하게 이뤄지지 않아 작전용 케이블이 분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사대 기능 점검을 수행했다”며 “이로 인해 점검용 노트북을 통해 입력된 발사신호가 유도탄까지 공급됐고, 유도탄은 발사된 후 자동폭발 시스템에 의해 약 3.5초 만에 공중 폭발했다”고 설명했다. 천궁은 비정상적인 상황이 생겼을 때 자폭하도록 설계돼 있고, 사고 당시 비정상적으로 발사돼 레이더로부터 유도 신호를 받지 못하자 자폭 기능이 작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은 단계적으로 정비 절차를 보완할 예정이다.
사고가 단순 과실 때문이었던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공군은 천궁을 정상적으로 운용할 방침이다. 정비작업 중 과실을 범한 정비요원들은 문책위원회에 회부된다.
천궁은 최대 사거리가 40㎞로, 고도 40㎞ 이하로 접근하는 적 항공기와 미사일을 요격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발사대 1대 당 유도탄 8기를 탑재해 수초 내에 짧은 간격으로 단발ㆍ연발 사격을 할 수 있다. 2017년 11월 최초 실사격한 천궁 2발은 발사 직후 공중에서 2차로 점화한 뒤 마하 4.5(약 5,500km/h)의 속도로 날아가 약 40km 떨어진 표적을 정확히 명중시킨 바 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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