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0일(현지시간) 종료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에 대해 “시장 예상보다 완화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덕분에 한은의 통화정책도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면서도 “기준금리 인하는 아직 때가 아니다”라고 재차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21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출근길에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올해 정책금리(기준금리) 조정에서 당분간 관망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FOMC는 기준금리를 현행 연 2.25~2.50%로 유지하는 한편, 달러 유동성을 흡수하는 양적긴축(QT) 정책도 오는 9월 말까지만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또 FOMC 위원 17인의 기준금리 전망치를 담은 점도표를 통해 올해는 기준금리를 연중 동결할 가능성이 높음을 알렸다.
이 총재는 “우리 통화정책에서 상시적 고려사항이었던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줄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유로존 경기 방향 △미중 무역협상과 그에 따른 중국경기 흐름을 향후 통화정책에서 감안해야 할 불확실성으로 꼽았다.
이 총재는 시장 일각에서 제기되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에 대해선 “통화정책 결정에 있어 모든 상황을 고려하겠지만 금리 인하는 아직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이 우리나라에 대해 “명확히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필요하다”며 사실상 금리 인하를 제언한 데 대해선 “IMF와 권고와 우리가 연초에 표방한 통화정책 기조(완화 유지)가 서로 어긋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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