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우가 전역 이후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지난 17일 종영한 KBS2 ‘하나뿐인 내편’에서 이장우는 왕대륙 역을 맡아 열연했다. 지난 2018년 2년간의 군 복무를 끝내고 전역한 이후 첫 복귀작으로 선택했던 ‘하나뿐인 내편’은 자체 최고 시청률 49.4%를 기록하며 높은 화제성을 기록했다. 이에 이장우의 복귀 역시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시청률 50%라는 숫자를 상상도 안 했었어요. 40%만 넘어도 정말 좋겠다고 이야기 했었는데, 49%도 넘어서 놀랐죠. 그래서인지 마지막 회를 보는데 굉장히 슬프더라고요. 늘 작품을 마치면 시원했는데 이번엔 섭섭한 마음이 들어서 마지막 방송을 보고 많이 울었어요. 단체 채팅방을 보니 다들 아쉬워서 울고 있더라고요.”
당초 100부작으로 기획됐던 ‘하나뿐인 내편’은 이후 6부를 연장, 총 106부를 끝으로 종영했다. 하지만 작품에 대한 애틋함이 컸던 만큼 이장우는 “조금 더 연장을 했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다”는 속내를 전했다.
“처음인 것 같아요. 연장에 대한 아쉬움이 남은 작품은요. 저 뿐만 아니라 다들 똑같은 마음인 것 같아요. 시청률이 이렇게 잘 나올 거라 상상도 못했으니까요. 만약에 연장이 됐다면 자극적인 소재로 싸우고 이런 모습 말고, 살아가면서 부딪힐 수 있는 소소한 이야기들을 더 보여드릴 수 있었으면 좋았겠다 싶어요.”
이어 이장우는 마지막 회 2년 뒤의 이야기를 그리며 닫힌 해피엔딩으로 결말을 맞은 작품에 대한 생각도 덧붙였다.
“사실 잘 모르겠어요. 뭔가 조금 아쉬운 것 같기도 해요. 민감한 이야기긴 하지만, 제가 신인 때는 이 정도 시청률이 나오면 10회 정도 바로 연장을 해버리더라고요. 그러면 조금 더 이야기를 길게 풀어나가곤 했었는데, 이번엔 마지막 회에서 2년 후로 바로 이야기가 뛰어 버리고 마무리를 해버려서. 조금 더 디테일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2년 뒤가 아니라 그 사이에 살아가는 과정들을 조금 더 그려줬으면 좋았을 텐데. 시간적 여유가 없었던 것이 아쉬웠죠.”
결과적으로 성공적인 복귀의 초석이 되었지만, 제대하고 첫 작품. 누구보다 많은 고민을 거듭했을 그가 복귀작으로 KBS 주말극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이었지 궁금했다.
“전역하기 전에는 뭔가 ‘안 씻은’ 느낌이었어요. 뭘 해도, 시청률이 잘 나와도, 안 나와도 ‘군대 가야 하는데. 이건 아직 아닌 것 같은데’ 하는 느낌이었거든요. 그래서인지 전역을 하고 나니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기분이 들었어요. 신인 때 했던 긴 작품을 하고 나면 배운 게 너무 많았는데, 게다가 제가 호흡이 긴 작품을 많이 했었던 KBS 드라마이기도 해서 좋은 기운들을 가져갈 수 있을 거란 생각에 선택하게 됐어요. 사실 ‘하나뿐인 내편’ 작가님과는 세 작품 째 함께 했는데, 이번 작품 들어가기 전에 대륙이 역할로 다른 분을 캐스팅하려 생각하고 계셨어요. 그런데 제가 ‘저 좀 살려달라’고 문자를 보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주신 덕분에 캐스팅이 됐죠. 너무 잘 한 것 같아요. 제가 욕을 먹고 이런 걸 떠나서 이런 작품에 끼어있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운이에요.”
이번 작품으로 이장우는 지난 해 연말 ‘2018 KBS 연기대상’에서 장편드라마부문 남자 우수상과 베스트 커플상을 수상하는 기쁨을 안기도 했다. 당시 너무 담담해 보였다는 기자의 말에 미소를 지은 이장우는 “너무 떨려서 안 떨린 척 하느라 그랬는데 후회된다”고 입을 열었다.
“제가 속마음 보여주는 걸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서 담담하게 소감을 이야기하고 내려왔는데 고마운 사람들 이야기를 조금 더 할 걸 항상 후회하고 있어요.(웃음) 작년에는 군대에서 연기대상을 봤었는데, 제가 그 자리에서 상을 받을 줄 상상도 못했었죠. 당시 저희끼리 ‘참석하는 데 의의를 두고 수종 선배 박수 쳐 드리고 올게요’ 하면서 참석했던 거였는데, 갑자기 상을 주셔서 너무 좋았어요.”
약 6개월간의 긴 호흡에 마침표를 찍은 이장우는 차기작에 대한 질문에 이미지 변신을 향한 의지를 드러냈다.
“최근 OCN이나 tvN 등 케이블 채널의 장르물을 보니까 웰메이드 장르물들이 많더라고요. 한 번쯤 도전해보고 싶어요. 그래야 저도 외적인 변신을 시도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주말극 이미지에 대한 부담이요? 물론 저도 젊은 배우들이 두각을 보일 수 있는 로코나 ‘도깨비’ 같은 작품들 너무 하고 싶죠. 그런데 어느 순간 그런 것들에 매달리진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하다 보면 언젠가 그런 작품들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호흡이 긴 작품들을 하고 나서 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해서 그런 부분에 대한 부담은 전혀 없어요.”
성공적인 복귀를 끝낸 이장우는 다시 한 번 ‘리즈시절’로 돌아가겠다는 유쾌한 각오로 앞으로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아마도 이장우의 진짜 리즈 시절은 지금부터가 아닐까.
“마음은 너무 편한 것 같아요. 새로운 이미지로 다시 준비를 하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조금 더 기다려보려 해요. 저도 준비를 할 시간이 필요하고, 리즈시절로 돌아가려 하거든요.(웃음) 한 번 보여드리고 싶어요. 이번 작품으로 이렇게 큰 사랑을 받은 줄 몰랐는데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아서 감사해요. 너무 좋은 선배님들 덕분에 제가 고속열차에 올라탄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이제 다음 작품으로 저에게 많은 충고를 해주셨던 분들을 다시 설득할 생각이니, 조금만 너그럽게 지켜봐주셨으면 해요.”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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