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도표서 공개시장위원 17명 중 11명 “연내 동결”
보유자산 축소도 예상보다 이른 9월말 종료 예고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장이 20일 미국 워싱턴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가 끝난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슈퍼 비둘기’로 확실히 변신했다.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극도로 낮추고 달러 유동성을 흡수하기 위한 보유자산 축소 정책도 9월 말 종료하겠다며 그간의 매파(통화긴축 선호) 기조를 접는 구체적인 계획을 밝혔다.

연준은 20일(현지시간)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를 발표하며 기준금리 목표치를 현행 연 2.25%~2.5%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연준은 미국의 고용시장은 ‘견조’하지만 경기는 ‘견조세에서 둔화했다’고 평가하면서 높지 않은 물가상승률 수준을 고려해 ‘인내심’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 경제의 기초는 매우 탄탄하다”며 올해 2%대 성장을 전망하면서도 “유럽과 중국의 상당한 성장 둔화가 미국에도 역풍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달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 자체는 예상된 것이었지만 FOMC 위원 개개인의 기준금리 정책 계획에 대한 의견을 보여주는 ‘점도표(dot diagram)’의 변화는 시장 예상을 뛰어넘었다. 특히 올해 기준금리 인상 수준에 대해 FOMC 위원 17명 중 11명이 동결 의견을 내놨고, 4명이 한 차례 인상, 2명이 두 차례 인상 의견을 피력했다. 지난해 12월 공개된 직전 점도표에서 2019년 내 동결 입장을 보인 위원이 2명에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내년 기준금리의 경우 여전히 공개시장위원 다수가 최소 1차례 인상을 내다보고 있지만, 직전 점도표에선 ‘2020년까지 동결’ 입장이 1명에 그친 것과 달리 이번에는 7명으로 늘었다.

양적완화(QEㆍ채권 매입을 통한 유동성 공급)의 반대 효과를 발휘해 ‘양적긴축(QT)’으로 불리는 연준 보유자산 축소 프로그램도 오는 9월 조기 종료된다. 시장 예상인 올해 4분기보다 빠르다. 연준은 당장 5월부터 보유 국채 축소 물량을 기존 월 300억달러에서 150억달러로 절반 줄이기로 했다. 로이터통신은 연준이 보유자산 축소 종료 후에도 자산 규모가 양적완화 이전(8,000억달러)의 4배를 넘는 3조5,000억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예측했다. 보유자산 축소 프로그램은 양적완화 시기 매입한 국채 등을 판매하면서 사실상 달러 유동성을 축소하는 효과를 노린 정책으로,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긴축 정책의 양대 축으로 불렸다.

경제기관들은 연준의 발표를 시장 예상을 뛰어넘은 ‘슈퍼 비둘기(통화완화 선호)’로 평가했다. 당초 ‘기준금리 9월 1회 인상’을 예상해 온 ING그룹은 “연준의 태도 전환은 사실상 금리 인하 가능성까지 열어둔 것”이라며 “내년 금리 인상을 예고하고는 있지만 미국 대선이 끼어 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준 때리기’로 정치적 이득을 얻고 있는 상황에서 가능성이 극히 낮아 보인다”고 해석했다. 시장에선 글로벌 경기 둔화에 확산되는 무역보호주의와 연방정부 셧다운 등 미국의 대내외적 정치 불안을 고려하면 연준의 ‘비둘기’ 기조가 당분간 바뀌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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