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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파로 돌아선 폼페이오, 정치 야심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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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파로 돌아선 폼페이오, 정치 야심 탓?

입력
2019.03.20 15:40
수정
2019.03.20 19:1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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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무장관 잇단 대북 강경발언

상원의원 출마 후 대권 도전 관측도

마이크 폼페이오(왼쪽) 미국 국무장관이 18일 부인과 함께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서 비행기에 탑승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캔자스시티=AP 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왼쪽) 미국 국무장관이 18일 부인과 함께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서 비행기에 탑승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캔자스시티=AP 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연방 상원의원 당선 및 그 이후 대권 도전 등 개인적인 정치 야심 때문에 최근 ‘대북 매파’로 돌아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말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과의 대화를 계속 이어가길 희망한다는 의사를 피력하면서도 북한을 겨냥해 연일 강도 높은 압박 발언을 쏟아내고 있는데 곧 치러질 캔자스주 상원의원 선거를 겨냥한 것이라는 얘기다.

19일(현지시간) 미 국무부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전날 캔자스 주 방문 중 지역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북한과 미국 사이에는 깊은 불신이 있다”며 “우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실제로 (비핵화를) 이행하는 걸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북한과의 협상에 대해서도 “신뢰가 아닌 검증의 문제”라면서 ‘선(先) 검증된 비핵화’ 원칙을 재차 확인했다. 그러면서 “시기(timing)와 순서 배치(sequencing), 그리고 이것(비핵화 및 상응조치)의 달성에 대해선 여러 이슈가 있다”며 “올바른 순서 배치는 전 세계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비핵화 이전에는 경제제재 완화도 없다는 스탠스를 명확히 한 셈이다.

폼페이오 장관이 최근 내놓은 강경 발언은 이뿐이 아니다. 앞서 그는 지난 12일 텍사스주 휴스턴을 방문해 북한 비핵화와 관련, “말은 쉽다. 우리는 오로지 행동만을 가치 있게 인정할 것”이라고 했다. 이튿날에도 “북한은 김 위원장이 했던 비핵화 약속을 아직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베트남 하노이에 갔을 때 북한은 그곳(약속의 이행)을 향해 어느 정도 왔지만, 여전히 충분치 않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 초대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지낸 폼페이오 장관은 당초 대표적인 대북 강경파로 꼽혔던 인물이다. 하지만 국무장관에 오르자 예상과는 달리, ‘북미 정상회담 성사’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바람을 실현하기 위해 북한에 유화적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때문에 일각에선 그를 두고 ‘대북 온건파’, ‘비둘기파와 매파의 중간지대’ 등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슈퍼 매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의 비교는 그를 더욱 더 상대적인 온건 성향으로 비치도록 만들었다.

폼페이오 장관의 ‘매파 회귀’는 일차적으로는 트럼프 행정부의 달라진 대북 기류를 반영한 것이지만, 올 초부터 계속 이어지는 그의 ‘상원의원 또는 주지사 출마설’과도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7일 내년 상원의원 도전 여부를 묻는 질문에 그는 “이끌어 주는 분들이 있다면 그 어떤 것도 마다하지 않으려 한다”고 답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장래 대권 도전을 꿈꾸는 만큼, 이제는 ‘트럼프의 참모’가 아니라 ‘정치인 폼페이오’의 색깔을 선명히 할 때가 됐다고 판단했을 법하다는 얘기다. 미 ABC방송은 “폼페이오 장관이 (17, 18일) 캔자스주 방문 때의 발언들로 자신의 ‘정치적 미래’에 대한 논의를 촉발시켰다”고 전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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