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미간 냉각 국면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 정보당국 수장인 댄 코츠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극비 방한한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코츠 국장은 전날 밤 한국에 입국했다. 2박 3일간 머무르는 것 외에 구체적인 일정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카운터파트인 서훈 국가정보원장을 비롯한 국내 고위 당국자들을 만날 것으로 전망된다. 코츠 국장은 우리 정부와의 접촉을 통해 2차 북미 정상회담 합의가 무산된 후 미국의 대북 협상 전략을 재점검하는 데 필요한 정보수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미 정보 당국자의 한국 방문은 종종 있는 일이나 코츠 국장의 방한은 이례적이다. 미 국가정보국장은 미국의 대북 물밑접촉 채널인 중앙정보국(CIA)을 비롯한 16개 중앙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최고 책임자로, 2011년 5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방중 직후나 4차 북한 핵실험 직전인 2016년 5월 등 북측이 주요 움직임을 보인 시기에 한국을 찾았다. 코츠 국장의 이번 방한이 미 정부가 현재 국면을 북미 협상의 결정적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는 증거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는 일단 미측이 대북협상을 재개하도록 코츠 국장을 설득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2차 북미 회담 결렬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지가 크게 의심받고 있는 상황에서 미 정보 진영 내 협상 회의론을 불식시키는 것이 급선무여서다. 코츠 국장은 앞서 2차 북미 회담 한달 전인 지난 1월 말 의회 청문회에서 “북한은 핵무기를 완전히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아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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