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설사 주범…치료제는 없어
영ㆍ유아들에게 설사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성 장염은 원래 겨울철에 많이 발병했다. 그런데 예방백신이 생기면서 3~5월 나들이철에 많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좀더 나이든 학동기 아이들에게도 자주 발생한다.
이 같은 바이러스성 장염의 대표적인 원인의 하나가 로타바이러스다. 로타바이러스는 대부분 사람 간 접촉을 통해 대변-입 경로로 전파되지만, 생존력이 매우 강해 오염된 음식이나 물, 장난감이나 가구 같은 물을 통해 전염되기도 한다.
‘가성 콜레라’ 혹은 ‘산발성 바이러스성 위장염’이라고 불리는 로타바이러스 장염에 걸리지 않으려면 음식물이나 장난감, 수도꼭지, 기저귀 교환대 등의 위생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하지만 로타바이러스는 바이러스 입자가 10개만 몸에 들어와도 감염될 정도여서 개인 위생 관리만으로는 부족한 게 현실이다.
로타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발열ㆍ구토와 함께 심한 설사를 하며 3~8일간 증상이 계속된다. 특별한 치료제가 없어 일단 걸리면 수액 보충을 통해 탈수를 막는 수밖에 없다. 매년 5세 미만 영ㆍ유아 가운데 전세계 45만명 정도가 로타바이러스에 감염돼 사망한다. 로타바이러스 감염은 대증요법 외에 특별한 치료제가 없어 예방이 중요하다.
로타바이러스는 전 연령층 가운데 6개월 미만 영ㆍ유아의 발병 비중이 가장 높다. 이에 따라 세계보건기구(WHO)도 생후 6주 이후에 가능한 한 빨리 백신접종을 완료하도록 권고한다. 따라서 로타바이러스 백신을 선택할 때 ‘빠른 예방‘을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한다.
매년 유행 혈청형 달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로타바이러스는 지역ㆍ시기에 따라 유행하는 유형(혈청형)이 다르다. 특히 아시아 지역은 유형이 더 다양하고, 여러 유형이 한꺼번에 유행하기도 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2008~2010년 로타바이러스 위장관염으로 병원에 입원한 국내 5세 이하 어린이의 대변을 조사한 결과, 17가지 로타바이러스 유형이 유행했다.
또한, 2011~2014년 로타바이러스에 감염된 어린이 179명을 조사한 결과, 20여 가지의 로타바이러스 유형이 검출됐다. 이 가운데 그 동안 흔치 않았던 로타바이러스 유형이나 복합혈청형이 50% 이상을 차지했다.
두 가지 백신 특징 제각각
로타바이러스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는 생후 6주 이후 가능한 한 빨리 로타바이러스 백신 접종을 권하고 있다. 백신으로는 두 가지 경구제가 있다. GSK의 ‘로타릭스’는 주사기 모양의 경구 투여기로 먹이는데, 생후 6주부터 4주 간격으로 2차례 먹이면 된다. MSD의 '로타텍'은 '쭈쭈바' 형태로, 생후 6주부터 8개월 전까지 3차례 먹이면 된다.
GSK의 ‘로타릭스’는 2회 접종으로 8주 빨리 예방접종을 마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또한, 국내에서 유행하는 G1P[8], G2P[4], G3P[8], G4P[8], G9P[8] 균주 등 5가지 로타바이러스 유형(혈청형)을 동시 예방한다. 특히 로타릭스는 실제로 사람이 로타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과정을 재현한 국내 유일 로타바이러스 백신이다.
로타릭스는 국내 표준 로타바이러스 예방접종 일정에 따라 생후 2, 4개월에 1회씩 접종하면 다른 백신보다 최대 2개월 빨리 접종을 끝낼 수 있다. 최소 접종 가능 연령인 6주차에 1차 접종하고 8주 후 2차 접종해 16주 만에 접종을 끝낼 수 있다. 또한, 100% 사람 균주를 사용해 장에서 복제가 잘 되기 때문에 1회에 1.5mL의 적은 용량(다른 백신의 경우 1회 2mL, 총 6mL 투여)을 사용해도 예방효과가 충분하다.
MSD의 ‘로타텍’은 5가지 항원(G1, G2, G3, G4, P1A[8])을 직접 포함한 로타바이러스 백신이다. 로타텍은 2008~2010년 한국에서 유행했던 17가지 로타바이러스 유형(혈청형) 중 99%(5가지 항원)에 해당하는 로타바이러스 혈청형의 적응증을 가지고 있다. 7년 동안 로타바이러스로 인한 위장관염 예방효과를 지속적으로 보였다.
로타텍은 생후 6~12주에 첫 접종을 시작해야 한다. 마지막 3차 접종은 생후 32주 이내 마무리해야 하며, 첫 접종한 백신과 같은 제조사의 백신으로 접종을 완료해야 한다. 로타텍은 매회 차에 1튜브(2mL) 전량을 경구 투여하고 3차에 걸쳐 투여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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