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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천막은 사라져도 기억은 계속된다…4년 8개월만 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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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천막은 사라져도 기억은 계속된다…4년 8개월만 철거

입력
2019.03.18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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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다음달 ‘기억ㆍ안전 전시공간’으로 재조성 

1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천막 철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왼쪽 사진은 천막 철거 전 모습. 뉴스1
1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천막 철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왼쪽 사진은 천막 철거 전 모습. 뉴스1

“세월호 천막은 사라져도 기억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18일 서울 광화문광장 한 켠을 지켜온 세월호 천막이 걷혔다. 세월호 참사 3개월 뒤인2014년 7월 유가족들이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친 텐트 3동에서 시작해 아픔을 기억하는 상징적인 공간으로 자리잡은 지 약 4년 8개월 만이다.

이날 오전 10시 본격적인 철거와 함께 천막 14동이 자취를 감췄다. 천막에 모셔졌던 304명의 세월호 참사 영정은 이미 전날 천막을 떠난 뒤였다. 먼저 세월호 참사를 상징하는 노란 리본 조형물이 지게차에 실렸다. 미수습자 9명의 사진과 함께 ‘당신을 기다립니다’라고 쓰여진 이 조형물은 안산세월호추모공원으로 옮겨졌다.

지나가던 시민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철거 작업을 지켜봤다. 광화문광장 앞 횡단보도에서 신호등을 기다리던 시민들 중 일부는 동영상 촬영을 하거나 사진을 찍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대학생 구모(24)씨는 “세월호 천막이 철거된다고 해서 일부러 나와봤다”며 “이곳을 오갈 때마다 천막을 보면서 참사의 기억을 다시 떠올리곤 했는데 사라진다고하니 마음이 안 좋다”고 말했다.

세월호 천막은 2014년 7월 14일 ‘유민 아빠’ 김영오씨 등 유가족들이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단식 농성에 들어가면서 광화문광장 남단에 자리잡았다. 이후 폭염 아래 단식하는 유가족 보호 차원에서 서울시가 11개의 천막을 추가로 설치했고 지금까지 이어왔다.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했을 때를 빼고는 내내 한자리를 지켜왔다.

수난도 적지 않았다. 극우 성향 사이트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회원들이 단식투쟁 중인 유가족 앞에서 치킨과 피자를 주문해 먹는 ‘폭식 집회’를 열었다. 지난해에는 극우보수단체 회원들이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높이 9m의 ‘희망촛불’ 조형물을 쓰러뜨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월호 천막은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유족과 시민사회 연대의 구심점이 돼왔다. 시민들에게 참사의 기억을 일깨우는 역할도 했다.

이에 서울시는 천막이 떠난 자리에 ‘기억ㆍ안전 전시 공간’을 새롭게 조성한다. 참사 5주기(4월 16일)를 앞둔 다음달 12일 공개된다. 시는 이곳을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면서 동시에 사회적 재난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다짐하는 상징적 공간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18일 철거를 앞둔 서울 광화문광장의 세월호 천막. 세월호 참사를 의미하는 노란 리본 조형물이 눈에 띈다. 홍인기 기자
18일 철거를 앞둔 서울 광화문광장의 세월호 천막. 세월호 참사를 의미하는 노란 리본 조형물이 눈에 띈다. 홍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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