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 서울 서초구의 가구당 월평균 전기요금이 관악구보다 2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높은 지역일수록 전기를 많이 써 전력사용량에서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18일 한국전력 전력데이터 개방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7∼12월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에서 가구당 평균 전력 사용량이 가장 높은 곳은 서초구(300.3kWh)였다. 이어 강남구(287.8 kWh)와 용산구(271.2kWh), 송파구(275.5kWh)가 뒤를 이었다. 이 기간 서초구의 가구당 월평균 전기요금은 4만614원으로, 전력 사용량이 가장 적은 관악구(203.5kWhㆍ2만230원)보다 2배 높았다. 서울시 전체 가구당 평균 사용량은 251.8kWh, 요금은 2만8,096원이었다.
특히 폭염이 이어졌던 지난해 여름의 경우 구별 전력사용량과 요금(8월 기준)은 서울 25개 자치구 중에서 서초구(463kWhㆍ7만5,794원), 용산구(418kWhㆍ6만9,843원), 강남구(435kWhㆍ6만4,780원)의 순으로 높았다. 가장 낮은 곳은 관악구(294kWhㆍ3만4,346원), 금천구(323kWhㆍ3만8,863원), 강북구(332kWhㆍ4만1,700원) 등이었다. 이 기간 서울시의 가구당 평균 전력 사용량과 요금은 각각 371kWh, 4만9,154원이었다. 이는 주택 가격이 높아 상대적으로 부유한 사람들이 많이 사는 곳일수록 전기를 더 많이 사용한다는 뜻이다. 지난해 말 서울 자치구별 3.3㎡당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은 강남구(4,877만원)와 서초구(4,616만원)가 최상위권, 금천구(1,431만원)와 관악구(1,738만원)가 최하위권을 형성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가구당 평균 전기요금(2만3,758원ㆍ222 kWh)은 작년 8월보다 2만원 이상 낮아, 동절기보다 하절기에 전기소비량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가을인 10월의 평균 전기요금은 1만9,978원(201kWh)으로 가구당 하반기 평균 전력 사용량에도 못 미쳤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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