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ㆍ2심은 “영장 없이 연행^사형’
대법, 청구 받아들일지 주목
여순사건 당시 민간인 희생자에 대한 재심 여부가 21일 대법원에서 결정된다.
18일 법원에 따르면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여순사건 당시 내란 등 혐의로 사형선고를 받고 사망한 장모씨의 유족 등이 낸 재심 신청 사건에 대해 21일 최종 결론을 내린다. 전원합의체는 대법원장 포함, 13명 대법관 전원이 참여하는 재판으로 법원 차원의 주요 결정을 내릴 때 열린다. 청구가 받아들여지면 여순 사건에 대한 첫 재심이 진행된다.
여순사건은 1948년 제주 4ㆍ3사건 당시 제주 진압을 거부한 군인들이 여수, 순천 일대에서 반란을 일으킨 사건을 말한다. 국군과 반란군간 교전과 이 과정에서 발생한 민간인 학살 사건은 반세기 가까이 ‘여순반란사건’이라 불리다가, 1996년에서야 교과서에 ‘여순사건’이라는 중립적인 이름으로 기재됐다.
장씨 등은 1948년 10월 반란군을 도왔다는 혐의로 순천을 탈환한 국군에 체포된 뒤 군사법원에서 22일 만에 사형을 선고받고 처형당했다. 여순사건을 다룬 진실ㆍ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2009년 “당시 군경이 439명의 민간인을 불법 연행해 사살했다”고 결론냈다. 당시 군사재판은 구체적 사실 확인 절차도 없었고, 혐의도 자의적으로 적용됐다. 처형된 이들 중에는 아예 무슨 내용인 지도 모른 채 죽은 이들도 있었다.
장씨 유족 등은 이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2013년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고, 1ㆍ2심은 “당시 판결문에 구체적인 범죄사실과 증거요지가 기재되지 않았고, 22일 만에 사형이 선고돼 집행된 점에 비춰보면 장씨 등은 영장 없이 체포ㆍ구속됐다고 봐야 한다”며 재심 청구를 받아들였다.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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