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인을 구매해 수차례 흡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작곡가 겸 래퍼 쿠시(본명 김병훈ㆍ37)가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는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쿠시에게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약물치료강의 40시간 수강 및 87만5,000원 추징, 보호관찰도 명령했다. 앞서 검찰은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인정했고 마약감정서와 폐쇄회로(CC)TV 영상 등 증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볼 때, 범죄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또 “마약 관련 범죄는 중독성으로 인해 사회 전반에 해악을 초래할 위험성이 높은 범죄”라면서 “피고인이 여러 차례에 걸쳐 코카인을 매수하고 사용한 것으로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이 범죄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진정하게 반성하고 있다”며 징역형 집행을 유예하기로 했다. 또 △무면허 운전으로 벌금형 처벌을 받은 것 외 처벌 전력이 없는 점 △가족과 지인들이 선처를 탄원하는 등 사회적 유대관계가 비교적 분명한 점 등을 쿠시에게 유리한 상황으로 고려했다.
쿠시는 2017년 11월 말부터 12월 초 사이 지인으로부터 코카인을 2차례 구매, 약 2주에 걸쳐 주거지에서 7차례 흡입한 혐의로 기소됐다. 쿠시는 이른바 ‘던지기’ 수법(무인택배함 등 사전에 지정한 장소에 마약을 두면 구매자가 나중에 찾아가는 것)으로 코카인을 추가 구매하려다 잠복한 경찰에 체포됐다(본보 2017년 12월 15일자 5면). 쿠시는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고, 반성하며 평생 절제하며 살아가겠다”는 취지의 반성문을 제출했다.
2003년 가수로 데뷔한 뒤 2007년부터 작곡가 겸 래퍼로 전향해 활동 중인 쿠시는 그룹 투애니원의 ‘아이 돈 케어’와 자이언티의 ‘양화대교’ 등을 만들며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다. 2016년에는 힙합 프로그램 ‘쇼미더머니5’에 프로듀서로 출연했다.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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