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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4당 ‘권역별 비례대표 75석’ 선거제 개편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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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4당 ‘권역별 비례대표 75석’ 선거제 개편 합의

입력
2019.03.17 22:17
수정
2019.03.17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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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협상 끝 단일안 도출

6개 권역 나눠 지역주의 완화

비례대표 공천절차 선관위 보고

선거연령 18세로… 석패율제 도입

한국당 강력 반발 정국경색 예상

[저작권 한국일보] 바른미래당 김성식(왼쪽부터), 정의당 심상정,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민주평화당 천정배 의원이 17일 오후 여야 4당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회의를 하기 위해 회동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 바른미래당 김성식(왼쪽부터), 정의당 심상정,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민주평화당 천정배 의원이 17일 오후 여야 4당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회의를 하기 위해 회동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마침내 권역별 비례대표 75석 도입을 골자로 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추진 중인 선거제도 개편안에 합의했다. 여야 4당은 선거연령도 18세로 낮추기로 했다. 한국당은 “여당의 야합정치를 반드시 저지하겠다”며 초강경 투쟁 의지를 밝혀 극심한 정국경색이 예상되고 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심상정 정의당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간사 김종민 의원, 바른미래당 간사 김성식 의원, 민주평화당 천정배 의원은 17일 오후 3시부터 마라톤 협상을 벌인 끝에 이날 밤 선거제 개편 합의안을 마련했다.

여야 4당은 국회의원 정수 300석을 유지하되, 지역구 225석(현행 253석) 대 비례대표 75석(현 47석)으로 조정키로 했다. 이어 전국 단위 정당득표율에 따라 계산된 정당별 의석 수에서 당선된 지역구 수를 빼고, 남은 의석 수를 권역별 비례대표로 채우는 방식을 도입키로 했다. 김 의원은 “권역별로 비례대표가 배분되면 지역구 의원 감소로 우려됐던 특정 지역 의석 수 감소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권역은 서울, 경기인천, 충청강원,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 호남 등 6개 권역으로 나눴다.

여야 4당은 비례대표 밀실 공천의 폐해를 막기 위해 공천기준과 절차를 당헌당규에 정해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보고하도록 했다. 심 의원은 “그 동안 당 지도부에 좌지우지되던 불합리한 공천 절차를 투명하게 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여야 4당은 권역별로 석패율(지역구 낙선자를 비례대표로 선출하는 제도) 당선자를 2명 이내로 둘 수 있도록 하는데도 합의했다.

여야 4당이 합의안을 마련함에 따라 각 당이 의원총회를 통한 추인 절차를 거치면, 국회 정개특위는 신속히 패스트트랙 지정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패스트트랙 지정에는 정개특위 재적위원 18명의 60%(11명) 이상 동의가 필요한데, 한국당(6명)을 뺀 여야 4당 위원을 합치면 12명이다. 표결을 위한 본회의 상정까지는 최장 330일이 걸리는데 법안이 상임위에 머무는 최장 180일은 여야 4당의 합의로 대폭 앞당길 수 있다. 다음 단계인 법제사법위에선 위원장이 한국당 소속 여상규 의원이어서 최장 90일 기간이 다 소진될 가능성이 크다. 본회의 부의 뒤 최대 60일은 국회의장 판단에 따라 줄어들 수 있다. 본회의에 상정되면 일반 법안처럼 재적 위원 과반(過半)수 출석에 과반 찬성으로 통과된다. 현재 민주당 128석, 바른미래당 29석, 평화당 14석, 정의당 5석을 더하면 176석으로 현재 재적의원(298명)의 과반은 가능하다.

하지만 패스트트랙 법안이 이대로 흘러갈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도 적지 않다. 산적한 민생법안 등 현안을 풀어 나가야 할 여당이 제1야당인 한국당을 ‘패싱’한 채 민심과 직결되는 선거법 개정 사안을 처리하는 데 상당한 정치적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당은 여야 4당 공조를 강하게 비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선거제 개편 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검ㆍ경 수사권 조정 관련 법안은 날치기 법안”이라며 “선거제 개편안을 미끼로 공수처 등을 ‘묻지마’ 통과시키겠다는 여당의 야합정치를 반드시 저지하겠다”며 전면전을 선포했다. 한국당은 18일 긴급 비상의원총회를 열어 패스트트랙 강행 저지 대책을 논의키로 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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