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팀이 3경기씩 소화한 프로축구 K리그 초반 성적표가 예상을 벗어나고 있다. 개막 전 우승후보로 꼽힌 전북과 울산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한 반면 지난해 강등 걱정을 했던 상주와 서울이 나란히 1, 2위에 오르며 대반전을 펼치고 있다. 시민구단 대구도 K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소화하는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무패 행진을 펼치며 개막 후 세 차례의 홈 경기에서 모두 만원 관중을 기록했다.
이번 시즌도 ‘절대 1강’으로 꼽힌 전북은 1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19 3라운드에서 강원에 일격을 당하며 나흘 전 펼친 AFC챔피언스리그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전에 이어 2연패에 빠졌다. 전북은 이날 강원전에서 김신욱(31)과 로페즈(29), 티아고(26)를 앞세워 경기 내내 맹공을 퍼부었지만 두 차례나 크로스바를 맞히는 불운이 이어졌다. 급기야 후반 17분에는 수비 실책으로 결승골까지 헌납했다. 전북 수비 최보경(31)의 전진 패스를 끊어낸 강원 한국영(29)이 뒤에 달려오던 김지현(23)에게 연결했고, 김지현은 침착한 오른발 슛으로 자신의 시즌 첫 골이자 결승골을 뽑아낸 것. 조제 모라이스(54) 전북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의 원정경기 피로가 높았다”며 “선수들이 잠을 잘 못 잔 데다 감기 몸살에 걸린 선수도 있다”며 아쉬워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김진수(27)마저 후반 45분 퇴장 당해 다음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 ‘대어’ 전북을 잡은 강원은 단숨에 중위권으로 뛰어올랐다.
대구는 이날 또 다른 우승후보 울산을 홈으로 불러들여 1-1 무승부를 거두고 귀중한 승점 1점을 쌓았다. AFC챔피언스리그 두 경기를 포함해 이번 시즌 5경기에서 무패 행진을 벌이며 3차례의 홈 경기 모두 매진사례를 이끈 팬들에게 보답했다. 이날 대구는 후반 19분 울산 김보경(30)에 중거리 골을 내줬지만, 후반 34분 세징야(30)가 상대 골키퍼 키를 넘기는 볼 컨트롤 이후 헤딩 동점골을 터뜨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세징야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4)의 전매특허 ‘호우 세리머니’를 펼쳐 DGB대구은행파크를 더 뜨겁게 달궜다. 포항은 홈에서 경남을 4-1로 완파하고 개막 2연패 늪에서 빠져 나왔다.
상주는 전날 열린 인천과 홈경기에서 후반에 터진 박용지(27)와 김민우(29)의 연속 골에 힘입어 인천을 2-0으로 꺾고 개막 3연승째를 기록하며 선두를 내달렸다. 개막 2연패로 분위기를 달궜던 서울은 제주와 0-0 무승부로 잠시 주춤했다. 수원은 승격팀 성남에 1-2로 역전패 당하며 3연패 늪에 빠졌다. K리그는 약 2주간의 A매치 휴식을 가진 뒤 울산과 제주의 경기가 열리는 오는 29일(금)부터 재개된다.
전주=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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