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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 주례회동 이례적 취소… 북미대화 ‘촉진’ 고심하는 文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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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 주례회동 이례적 취소… 북미대화 ‘촉진’ 고심하는 文대통령

입력
2019.03.17 16:27
수정
2019.03.17 21:2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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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귀국 뒤 공식일정 안 잡아

오는 20일 경제부총리 보고받고 경제운영 점검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6일 밤 아세안 3개국 국빈 방문을 마치고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트랩을 내려오고 있다. 성남=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6일 밤 아세안 3개국 국빈 방문을 마치고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트랩을 내려오고 있다. 성남=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아세안(ASEANㆍ동남아시아국가연합) 3개국 순방을 마치고 16일 귀국한 후 이렇다 할 공식 일정을 잡지 않고 있다. 순방의 성과가 적다고 할 수 없지만, 북ㆍ미 대화재개를 위한 중재 등 한반도 평화를 위해 풀어내야 할 숙제가 만만찮은 탓이다. 한반도 비핵화 등 안보 문제에만 몰입하기엔 경제 등 국내 여건이 좋지 않다는 점도 고심을 더하는 대목이다. 당장은 민생ㆍ경제에 좀더 집중하는 행보를 이어가기로 한 배경이다.

17일 여권 및 청와대 얘기를 종합하면, 문 대통령은 18일 좀처럼 거르지 않았던 이낙연 국무총리와의 주례 오찬 회동을 취소했다. 대통령ㆍ총리 주례회동은 2017년 집권 이후 예외적인 상황을 제외하고 거른 전례가 없는 만큼 이례적 상황이라는 평가다.청와대 수석ㆍ보좌관 회의 또한 노영민 비서실장 주재로 대체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앞서 브루나이ㆍ말레이사아ㆍ캄보디아 등 아세안 3개국 국빈방문을 통해 신(新)남방정책을 본격화하며 경제적 성과를 위한 토대를 다지고 왔다.

구체적으로 석유ㆍ천연가스 등 자원부국인 부르나이와는 에너지 산업 및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한 인프라 건설에서 협력을 약속 받았다. 말레이시아와는 한류와 할랄(무슬림에게 허용된것들)을 결합해 2조달러 규모의 세계 할랄시장 공동진출 및 한ㆍ말레이시아 자유무역협정(FTA)의 연내 체결에 뜻을 모았다.캄보디아 국빈방문에서는 이중과세방지협약 체결 등을 통해 한국 자본의 캄보디아 진출을 보다 수월하도록 했다.

예상되는 경제적 성과에도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문 대통령의 어깨는 무겁기만 해 보인다. 순방이 한창이던 15일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비핵화 협상 중단을 시사하는 상징적인 사건을 뒤로하고도,문 대통령이 주도해 온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도전에 직면한 탓이다. 청와대와 여권은 당초 북미 대화의 순항을 전제로 이번 아세안 3국 순방을 준비한 측면이 없지 않다. 전통적 우방국인 아세안 3국의 협조를 바탕으로 북한을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연착륙 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북미 담판 결렬로 이 같은 구상은 당장은 물거품이 됐다.

대내적 여건이 호의적이지 않다는 점도 문 대통령이 고민이 커가는 대목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12~14일 전국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한 3월 2주 여론조사 결과, 문 대통령이 직무수행을 잘 하고 있다고 응답한 긍정평가는 44%로 정부출범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25일부터 시작하는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대한 우려 또한 없지 않다. “전문성을 최우선으로 삼아 집권 3년 차 성과를 거두겠다”며 단행한 이번 개각에서 낙마자가 생긴다면 문재인 정부로선 적지않은 정치적 타격을 입게 될 가능성이 크다.

문 대퉁령은 일단 경제ㆍ민생 문제에 집중키로 했다. 우선 20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부터 주요 경제 현안에 대해 보고 받는다. 21일에는 혁신금융 비전 선포식에 참석할 예정이다.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혁신성장을 견인하기 위한 금융의 일대 혁신 방향을 담은 정책변화 비전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는 지역경제투어 7번째 일정도 준비돼 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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