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관대하고도 예리한 시선으로 다른 나라를 보는 사람, 여행자다. 동포도, 적도, 추종자도 아닌 여행자 눈높이로 북한을 관찰하고 쓴 책, ‘북한 여행’이다. 옛 동독 출신 경제학자 뤼디커 프랑크(50)가 썼다. 저자는 1991년 김일성종합대학에서 유학한 것을 시작으로 30년간 북한 구석구석을 다녔다. “거기에 산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감각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만 그들의 행동을 이해하고 어쩌면 예측할 수도 있으니까.”
북한이 낙원도 지옥도 아니라는 결론으로 끝나는 북한 관찰기는 이미 많다. 책의 독특한 지점은 일상에 대한 저자의 세밀한 관심이다. 북한 여성은 자전거를 탈 수 없나, 초코파이는 암시장에서 정말로 10달러에 거래되나, 북한 주민도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나, 줄 서는 ‘맛집’이 북한에도 있나… 저자가 전부 알려 준다. 저자의 북한 여행은 그러나 끝났다. 책이 나온 2018년 이후 북한은 저자에게 비자를 내주지 않는다고 한다.
최문선 기자 moonsun@hankookilbo.com
북한 여행
뤼디커 프랑크 지음∙안인희 옮김
한겨레출판∙436쪽∙2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