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정준영이 경찰 조사에 앞서 사과했지만, 다른 질문에는 답을 피했다.
정준영은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경찰청에 들어가기 앞서 정준영은 포토라인에서 취재진에게 포착됐다.
이날 정준영은 예정된 10시에 맞춰 걸어서 등장했다. 검은색 정장을 입고 긴 머리는 묶은 모습이었다. 정준영은 무표정으로 포토라인에 짧게 서서 "너무 죄송하다. 국민 여러분께 심려 끼쳐드려 너무 죄송하다. 조사 성실히 임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취재진이 휴대폰 제출 여부, 약물 사용 여부, 2016년도 무혐의 건, 혐의 인정 범위 등에 대해 질문했으나 정준영은 "죄송하다. 조사에 성실히 임하도록 하겠다"라는 말만 반복했다.
지난 11일 SBS '8뉴스'는 정준영이 지난 2015년 말 지인들과 있던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불법 촬영 영상을 공유한 혐의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10개월 가량의 자료에서 파악된 피해 여성만 10여 명이다. 이후 정준영은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정식 입건됐다.
논란이 불거지자 정준영은 tvN '현지에서 먹힐까? 시즌3 미국편', '짠내투어', KBS2 '1박 2일 시즌3', '뷰티풀 민트 라이프 2019' 페스티벌 등에서 하차하고 활동 중단에 들어갔다. 또한 '현지에서 먹힐까? 시즌3 미국편' 촬영을 중단하고 12일 입국했다. 입국 당시 공항에서 정준영은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바 있다.
이후 정준영은 13일 0시 30분께 "저에 관하여 거론되고 있는 내용들과 관련하여, 제 모든 죄를 인정합니다. 저는 동의를 받지 않은채 여성을 촬영하고 이를 SNS 대화방에 유포하였고, 그런 행위를 하면서도 큰 죄책감 없이 행동하였습니다. 공인으로서 지탄받아 마땅한 부도덕한 행위였고, 너무도 경솔한 행동이었습니다"라는 내용의 사과문을 배포하며 혐의를 인정했다.
사과문을 통해 정준영은 "이제는 자숙이 아닌 공인으로서의 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범행에 해당하는 저의 비윤리적이고 위법한 행위들을 평생 반성하겠습니다"며 모든 연예 활동 중단을 선언했고, 조사에 앞서 "수사기관의 조사에도 일체의 거짓없이 성실히 임하겠으며, 제가 범한 행동에 대한 처벌 또한 달게 받겠습니다"라는 심경을 전했다.
이호연 기자 ho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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