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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2월 취업자 13개월 만에 최대↑… 노인일자리가 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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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2월 취업자 13개월 만에 최대↑… 노인일자리가 견인

입력
2019.03.14 04:40
수정
2019.03.14 09:1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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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2월 고용동향, 26만여명 늘어 20만명대 회복

쓰레기 줍기 등 61만개 사업 2개월 앞당긴 결과

13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용역 근로자 및 기간제 근로자들이 일하고 있다. 통계청의 ‘2019년 2월 고용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634만6천명으로 1년 전보다 26만3천명 늘었다. 연합뉴스
13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용역 근로자 및 기간제 근로자들이 일하고 있다. 통계청의 ‘2019년 2월 고용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634만6천명으로 1년 전보다 26만3천명 늘었다. 연합뉴스
[저작권 한국일보]최근 월별 취업자수 증가_신동준 기자/2019-03-13(한국일보)
[저작권 한국일보]최근 월별 취업자수 증가_신동준 기자/2019-03-13(한국일보)

지난달 취업자가 1년 전과 비교해 약 26만명 늘어나며 깜짝 반등에 성공했다. 그러나 늘어난 일자리의 대부분은 정부가 세금으로 만든 ‘노인 일자리’였다. 우리 경제의 주축이자 허리라 할 제조업과 30~40대 고용한파는 지속됐다. 크게 늘어난 취업자 수만 놓고, 고용 사정이 개선 추세에 접어들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취업자수, 13개월 만에 20만명대 증가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1년 전보다 26만3,000명 증가하며 지난해 1월(+33만4,000명) 이후 13개월 만에 가장 많이 늘었다. 2017년엔 월 평균 31만명 수준이던 취업자 증가 숫자는 작년 2월(+10만4,000명)부터 크게 쪼그라들어 내내 10만명대 안팎에 머물렀다. 작년 7월(+5,000명)과 8월(+3,000명)에는 마이너스(-) 문턱까지 갔다. 그러다 지난달 오랜만에 20만명대를 회복한 것이다.

하지만 늘어난 취업자의 면면을 보면 만족하긴 이르다. 도로변 쓰레기 줍기, 초등학생 등ㆍ하굣길 안내 등 정부의 노인일자리 사업이 전체 취업자 증가를 견인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동절기(12~2월) 노인의 소득공백을 막기 위해 통상 3월부터 시작하던 노인 일자리 사업(61만개)을 올해는 1월에 조기 시행했다. 통계청은 1~2월 공고→지원 과정을 거쳐 일자리를 얻은 60세 이상 노인이 25만~26만명 수준이고, 이중 대부분이 지난달 취업자에 포함된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는 23만7,000명 늘며, 2013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공공행정ㆍ국방 및 사회보장 행정’(+1만7,000명)도 노인 일자리 영향을 받았다.

이밖에 농림어업(+11만7,000명) 또한 취업자 증가 폭이 최고치를 경신했고, 정보통신업(+7만2,000명) 일자리도 많이 늘었다. 2017년 6월 이후 매달 평균 4만2,000개씩 일자리가 사라졌던 음식ㆍ숙박업(+1,000명)은 21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제조업(-15만1,000명) 도ㆍ소매업(-6만명) 분야의 고용부진을 ‘복지+농업+정보통신’에서 메워준 셈이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고용지표가 크게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일자리 질은 여전히 ‘글쎄’

하지만 지난달 경제의 허리라 할 수 있는 30대(-11만5,000명) 40대(-12만8,000명)에선 일자리가 약 24만개 사라졌다. 30~40대의 인구감소(각각 -10만6,000명, -14만명)에 따른 자연 감소분 (약 18만명)보다 일자리가 더 많이 사라진 것이다. 이들이 주로 취업하는 제조업과 도ㆍ소매업 등 민간 분야 구조조정이 가속화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지난달 60세 이상 고령 취업자는 39만7,000명이나 늘며, 1982년 7월 통계 작성 이후 약 3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들 대다수는 정부가 만드는 노인 일자리를 얻거나, 농림어업 분야에 취업한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이들 일자리의 질(質)이 좋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노인 일자리의 약 80%는 월 보수 27만원에 9개월간 일하는 한시 일자리에 불과하다. 또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지난달 농림어업 일자리 증가분의 절반 정도는 무급가족종사자”라고 설명했다. 새로 생겨난 농림어업 일자리(+11만7,000명)의 절반은 돈을 받지 않고 가족의 농사일을 돕고(일주일 18시간 이상)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다만 최배근 건국대 교수는 “이들 저소득층 노인들의 소득을 보전할 연금이나 복지체계가 충분하지 않은 만큼, 이들에게 공공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그러나 “자동차ㆍ조선 등 주력 제조업의 경쟁력이 약화하고 수출이 둔화되며 민간 부문의 일자리 창출 역량이 크게 악화하고 있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며 “노인들에게 일자리 복지를 계속 제공하는 한편, 근본적인 제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실업자는 130만3,000명으로 1년 전보다 3만8,000명 늘었다. 실업률도 4.7%로 0.1%포인트 상승했다.

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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